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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집값 잡기 위해 주담대 규제도 풀어야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2-31 07:00

▲권혁기 건설부동산부 부장

▲권혁기 건설부동산부 부장

올해 금융권 대출중단 사태로 거센 저항을 받았던 정부가 내년에는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에 한해, 한도초과시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진정한 ‘집값 잡기’를 위해서는 기존 주택보유자들과, 신축이 아닌 구축 주택을 사려고 하는 실수요자들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집값 안정’을 이유로 각종 규제를 더해왔다. 전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역, 투기지역 등으로 구분하고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겠다고 나섰다.

전국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였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확대해 대출규모를 제한했다.

투기지역과 투기 과열지구에서는 모두 LTV와 DTI가 40%다. 다만 정부가 정한 ‘서민’ 기준에 맞고 실수요자일 경우 각각 50%까지 가능하다.

여기서 말한 서민은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가구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시에는 7000만원까지 인정해준다. ‘개천에서 용 난다’고 열심히 공부해 스펙 쌓아서 연봉이 높은 직장에 취업이라도 했다면, 모아 놓은 돈은 없지만 ‘서민’이 아닌게 된다. 역차별인 셈이다.

보유하고 있던 집을 전세로 준 주인들 중에서도 대출 규제 때문에 난감한 사람들이 있다. 전세퇴거자금대출 때문이다.

전세퇴거자금대출도 주담대 규제와 비슷한 적용을 받는다. 시세 9억원 초과인 경우에는 ‘3개월 이내 소유자 입주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대출 자체가 금지돼 있다.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금이 없어 내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만 15억원 초과 아파트 차주도, 생계자금으로 1년마다 1억원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

또 내년 1월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된다.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한 차주는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원만 초과해도 DSR 40% 규제 대상이다.

대출이 되지 않으니 당장 보유한 현금이 없으면 집을 사기 힘들다. 매물이 많이 나와도 ‘거래절벽’ 현상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이지만, 실수요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한가지 더 부작용이 있다. DSR 규제는 6억원 이하 주택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6억원 이하 아파트 매수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4억~5억원 이하 매물들이 ‘6억원’으로 키맞추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서민들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6억원에 도달하면 누군가는 더 비싸게 내놓을 것이고, 이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올해 6월과 9월, 6억원 이하 아파트와 15억원 초과 아파트 가구수 변화를 살펴본 결과 6억원 이하 아파트는 6월 17만6100여가구에서 9월 14만5000여가구로 줄어들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6월 30만4700여가구에서 9월 33만4800여가구로 증가했다.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점점 사라지고 그 여파로 고가 아파트값을 더욱 오르게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거래절벽인 상황에서 정말 급한 사람들이 내놓는 급매물들이 신고가(新高價) 아래로 팔리자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호가는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다. 내가 산 값이 있기 때문에, 뒤늦게 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료까지 계산해 더 높은 값을 받길 원한다. 10억원 후반대 아파트를 거래한다면 취득세는 3700만원 이상, 중개수수료는 500만원이 넘는다.

급매물도 실수요자가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적이라면 거래가 쉽지 않다. 현금부자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공급에 장사가 없다’는 말은 맞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 주담대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양도세를 낮추면 매물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주어지면 집값은 더 떨어질 것이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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