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내부./사진=카카오뱅크
이미지 확대보기카카오뱅크는 22일부터 무주택자와 기존 전세대출 없이 전세 계약을 연장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전월세보증금대출 신청을 다시 받는다고 20일 발표했다.
기존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맞추기 위해 신규 대출을 중단했지만, 최근 4분기까지는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겠다고 지침이 바뀌며 전월세보증금에 한해서만 신규 대출 재개를 결정한 것이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제외한 고 신용대출, 직장인 사잇돌대출은 기존 방침대로 연말까지 신규 대출을 하지 않는다.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햇사론 등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출상품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그대로 판매한다.
전월세보증금 신규 대출은 은행권 합의에 따라 전월세 계약 잔금일 이전인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단, 다른 금융사에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보유하고 있으면, 한도를 증액하지 않기로 했다. 대출받지 않고 전세 계약을 맺은 사람만 계약 갱신 시 ‘보증금 증액분’만큼 대출 가능하다. 실수요자 위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1주택 이상 보유자는 은행 창구에서만 전세대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은행연합회 합의안에 따라 대면 창구가 없는 카카오뱅크는 주택 보유자에게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 신청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원활한 서류 접수와 확인을 위해 하루 신규 대출 신청 접수 수량도 제한한다. 사실상 ‘선착순 대출 접수’가 된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전세대출을 증액하는 시스템은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복잡해 개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앞으로 증액대출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농협 상호금융)도 지난 8월 27일부터 중지했던 지역 농‧축협 준 조합원과 비조합원 대상 전세자금 대출을 이날부터 판매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이날부터 전국 지역 농·축협에서 전세자금 대출 상담과 접수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8월 말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전세 대출 판매를 중단했다가 최근 신규 취급을 재개한 농협은행에 이은 조처다.
전세자금 대출 총 한도는 신규대출은 전세보증금 80%, 계약 갱신 때는 증액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임대차 계약서상 잔금지급일 이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서민 실수요자에게 원활한 자금 지원을 하고자 긴급하게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며 “전국 지역 농‧축협에서 전세대출 상담과 접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세대출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중단은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KB손해보험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했고, 최근 삼성화재도 같은 조처를 취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에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압박하면서 한도가 소진된 보험사들부터 주택담보대출 차단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풍선효과(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가 확산하면 다른 보험사도 대출 중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국정감사와 부처 협의 등을 거친 뒤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해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등 상환 능력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대책을 오는 26일에 내놓을 방침이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