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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속도내는 증권家…위원회 신설·투자 ‘가속화’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1-09-13 00:00

초대형 증권사 5곳, ESG 위원회 출범 완료
채권 발행 및 투자 적극…ESG 행보 본격화

▲ (왼쪽부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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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5대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은 모두 이사회 내 ESG 위원회와 같은 최고의사결정기구를 만들었다. 리서치센터 내 ESG 연구소 신설, ESG 채권 발행 및 관련 상품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주주 이외의 사회 전체의 이익과 친환경, 사회공헌, 윤리경영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새로운 기업 가치관이다.

ESG는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외 연기금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작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흐름이다.

◇ 미래·한투, ESG 채권 발행 및 친환경 행보 적극적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초대형 증권사는 모두 ‘ESG 위원회’ 혹은 ‘ESG 협의회의’를 설립했다. 이 외에도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ESG 경영과 투자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6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증권사 최초로 외화 ESG 채권 발행에 성공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3월 이사회 안에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최고의사결정기구로 ESG 위원회를 설치, ESG 경영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ESG 위원회는 출범 이후 ‘ESG정책 프레임워크’ 및 ‘사회 환경정책 선언문’ 2개 안건에 대한 결의를 진행했다. 특히 ESG 경영 미션과 중장기 전략 방향 등의 내용을 담은 ESG정책 프레임워크에서는 2025년까지 지속가능금융(Sustainable Finance) 1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치도 구체화했다.

지속가능금융 10조원 달성의 목표에는 ESG와 관련한 직접 투자와 인수·자문 및 주선, ESG 채권 등이 포함된다. 자산관리(WM), IB, 트레이딩 등 다양한 영역에서 ESG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ESG 경영의 실천 방안 중 하나인 사회적책임투자(SRI)에 선제적으로 주목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서부발전의 2700억원 규모 지속가능채권(녹색채권) 대표 주관사를 맡아 성공적인 발행을 완료했다. 미래에셋은 한국전력의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2년 연속 대표 주관 하는 등 ESG 채권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전사적인 ESG 정책을 수립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가치 제고, 사회 및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는 등 국내 금융권의 탈(脫)석탄 흐름을 이끄는 한편 부실 사모펀드 전액 보상 등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석탄 관련 추가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며 일찍이 ‘탈석탄 금융’에 선도 행보를 보였다. 정부의 그린뉴딜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1400억원 규모의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술투자 합작회사도 세웠다.

지난 2019년 에너지 전문 기업인 에너지홀딩스그룹, 제이에스이엔디와 공동으로 신재생 전문 기술투자 합작회사인 ‘한국신재생투자’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한국수력원자원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풍력 발전단지 4곳의 지분 49.9%를 인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ESG 채권 발행과 상품 시장에서도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ESG 채권의 일종인 그린본드(녹색채권)를 1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당초 계획한 규모는 1000억원이었지만 수요 예측에서 4배 가까운 3800억원이 몰려 증액 발행했다.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영국과 일본의 태양광 발전사업, 독일과 핀란드의 풍력 발전 프로젝트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 NH·삼성·KB, ESG 채권 발행 경쟁 ‘치열’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SRI 채권인 원화 ESG 채권을 발행하고 ESG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사회책임투자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 7월에는 공사 최초 발행된 ESG 채권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녹색채권 단독 발행을 주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모집금액은 2년물 600억원, 3년물 1000억원 등 모두 160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이자 단독 인수사로 참여했다. 당초 모집금액은 12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 57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하자 발행액을 확대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지역난방 공급시설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저탄소 녹색산업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ESG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며 “공사 최초 ESG 채권 발행을 단독 주관, 인수사를 맡아 뜻깊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ESG 경영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증권업계 최초이자 삼성그룹 최초로 ‘ESG 인증 회사채’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ESG 회사채는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삼성증권은 ESG 채권 발행으로 미국 미드스트림(수송 및 정제 단계)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련된 지분 매입분에 대한 차입금 차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이와 더불어 지난해 11월 국내 증권업계에선 처음으로 자사 리서치센터 내에 ‘ESG연구소’를 설립해 ESG 관련 자문 및 전략 발굴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현재 글로벌 ESG 평가기관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제휴해 국내 코스피 시장 상위 40개 기업에 대한 ESG 데이터를 수치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채권자본시장(DCM) 명가로 불리는 KB증권은 올해 현대차, 기아, LG화학, KT, SK, 포스코건설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ESG 채권 발행을 주관, 지난 6월 말 기준 ESG 채권 대표 주관 실적에서 20%대 점유율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10년째 DCM 왕좌를 수성하고 있는 KB증권이 ESG 채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지난해 연간 일반기업 ESG 채권 전량을 대표 주관한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ESG 경영·투자의 목적으로 ESG 채권 발행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라며 “이는 ESG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아직 ESG 위원회를 설립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이른 시일 내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ESG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평판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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