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재 달러인덱스 레벨을 고려할 때 달러/원의 1,130원대 안착은 무난해 보인다.
여하튼 지난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이 점진적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확산했다.
제프리 클라인톱 찰스슈왑 수석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금리인상은 훨씬 더 점진적일 수 있다"며 "그 덕분에 경기민감주를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회장도 카타르 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준이 긴축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그럴 경우 경제와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시장 분석이 설득력을 얻자 미 주식시장은 연준의 긴축 우려를 뒤로하고 반등에 성공했고,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되며 달러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6.89포인트(1.76%) 높아진 3만3,876.97에 장을 마쳤다. 엿새 만에 반등이자지난 3월 5일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8.34포인트(1.40%) 오른 4,224.79를 기록, 나스닥종합지수는 111.10포인트(0.79%) 상승한 1만4,141.48을 나타내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 낮아진 91.8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3% 높아진 1.1915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88% 오른 1.393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7% 상승한 110.29엔에,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06% 높아진 6.4654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4704위안 수준이었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4.6bp(1bp=0.01%p) 높아진 1.483%를 기록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0.2bp 오른 0.256%에 호가됐다.
이처럼 서울환시 주변을 둘러싼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하락에 좀 더 우호적인 모습이었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 환율도 상승 무드를 접고 내림세를 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 반등을 따라 오름세를 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달러/원은 수급 환경 개선과 가격 메리트 등이 부각되며 1,130원선 초입까지 레벨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언급한 이후 달러/원은 그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면서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폭발하며 환시 수급 자체를 수요 우위로 돌려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미 주식시장 반등에 따라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진정되고, 달러 약세에 따라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마인드가 후퇴한다면 달러/원은 1,130원선 초반 레벨까지 가격 조정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30~1,136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원 향방은 달러 랠리가 중단된 만큼 아래쪽으로 무게가 쏠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환시에서 미 금리인상 이슈에 가려졌던 수출 호조와 백신 접종 확대 등 달러/원 하락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