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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커머스, 규모의 경제만 답일까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6-14 00:00 최종수정 : 2021-06-16 15:03

[기자수첩] 이커머스, 규모의 경제만 답일까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어느 순간부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접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이커머스’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이커머스(E commerce)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을 이용해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전자 상거래를 말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이커머스 매출은 1041억 달러로 세계 5위 규모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대이동하며 시장이 확대됐다고 해도 인구 대비 우리나라 매출 규모는 큰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의 내로라 하는 B2C(기업이 소비자를 상대로 행하는 사업)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확대에 명운을 걸고 있다.

독자적인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하지만 기업간 합종연횡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규모 확대를 노력하고 있다.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경우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5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쿠팡은 확보한 현금을 가지고 국내 물류센터 조성 및 배송 서비스 향상에 투자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연합보다는 자체적 방식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한 모습이다.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와 오프라인 마트 1위, 한국 최대 매출 백화점을 소유한 신세계그룹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합했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너지를 내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지분 교환 이후 커머스, 물류, 신사업 등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신세계는 W컨셉을, 29CM와 스타일쉐어는 무신사를 인수하는 등 패션플랫폼 인수 붐이 불기도 했다.

그리고 이커머스 시장 합종연횡의 절정은 얼마전 본입찰을 마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다.

국내 이커머스 중 유일하게 16년 흑자를 유지하며 2020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한 이베이코리아는 5조원이라는 거액으로 인수시장에 나왔다.

고가의 매물임에도 불구하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롯데그룹의 롯데쇼핑,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가 예비입찰에 참여해 경쟁 열기를 고조시켰다.

그리고 지난 7일 국내 대표 유통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가 본입찰에 최종 참여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성장 의지를 나타냈다.

유통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롯데와 신세계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각각 5%와 3%에 그친다. 시장 점유율 12%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쿠팡(점유율 13%)을 넘어 네이버(점유율 18%)와 2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5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만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 모두 3조원대 중반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하지만 이 또한 적지 않은 가격이다.

롯데는 롯데타워 지분을 롯데물산에 처분하는 등 자금 확보에 나섰고, 신세계는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방법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이렇게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커머스, 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답일까. 이커머스의 주된 고객층인 MZ세대는 익숙한, 대규모의 업체만을 선택하지 않는다. 각각의 개성이 살아있고 특화된 장점이 있는 기업과 상품을 좋아하고 선택한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및 규모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대기업은 말그대로 ‘대기업’이라는 이름에 사로잡혀 규모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들이 인수를 고려하는 수많은 이커머스 기업은 규모가 아닌 각자의 경쟁력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자금을 이용해 훌륭한 이커머스 기업들을 인수하기 보다는 그 기업들로부터 아이디어와 경쟁력을 배우는 것이 우선 돼야 하지 않을까.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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