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4%로 제시하면서 적지 않은 사람을 놀라게 했으나, 채권가격은 이벤트 불확실성 해소로 하락했다. 외국인이 3년과 10년 선물을 각각 6천개 이상 순매수하면서 장을 지지했다.
시장이 이미 부담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이주열닫기

미국금리는 경제지표 호조와 내년 수급 부담 등으로 1.6%선으로 올라왔다. 영국에선 일부 통화정책 위원이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여전히 완화적 기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통화정책 멤버들 내에선 종종 정상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 美금리 이틀 연속 오르면서 1.6% 수준으로…유가 5일째 상승
미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으로 오르면서 1.6%선으로 올라왔다. 영국 금리 오름세에 상승 압력을 받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6조 달러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발표할 것이란 보도에 더욱 긴장했다. 다만 7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 상승은 제한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63bp 오른 1.602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17bp 상승한 2.281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01bp 상승한 0.1484%, 국채5년물은 3.30bp 오른 0.8154%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620억 달러 규모 7년물 입찰 수요는 강해졌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이 전월 2.31배에서 2.41배로 높아졌다.
뉴욕 주가지수는 강세 분위기를 나타냈다. 경제지표 호조로 경제 재개방 수혜주들 위주로 올랐으나 나스닥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41.59포인트(0.41%) 높아진 3만4,464.64, S&P500지수는 4.89포인트(0.12%) 오른 4,200.88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72포인트(0.01%) 낮아진 1만3,736.28을 나타내며 하루 만에 반락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산업주가 1.4%, 금융주는 1.2% 올랐다. 유틸리티주는 0.7%, 필수소비재주는 0.6% 내렸다. 개별종목 가운데 정보기술주인 애플이 1.2%, 마이크로소프트는 0.9%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약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가격이 오르다가 영란은행 멤버의 매파적 발언으로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자 약보합 수준으로 후퇴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8% 낮아진 89.9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7% 높아진 1.2200달러, 파운드/달러는 0.62% 오른 1.420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5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미국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원유수요 증가 기대가 커진 가운데 경제지표들이 서프라이즈를 연출해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64센트(0.97%) 높아진 배럴당 66.8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59센트(0.86%) 오른 배럴당 69.4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이 4주 연속 줄며 팬데믹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이후 최소치를 경신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는 전주보다 3만8000건 감소한 40만6000건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42만5000건을 예상했다.
지난달 핵심 자본재(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예상보다 크게 늘며 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핵심 자본재 주문은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1%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영국 길트채 수익률, 2달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
영국 길트채10년물 금리는 5.74bp 상승한 0.808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12일의 8.92bp 급등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 상승이었다.
영국 금리는 이달 18일 0.86%대에서 6일 연속 꾸준히 하락하면서 26일 0.75%선으로 내려왔으나 하루만에 크게 오른 것이다.
영국 금리가 크게 오른 데는 일부 통화정책 멤버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거트얀 블리헤 통화정책위원은 "내년 1분기까지 고용시장이 개선되면 상반기중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리헤 통화정책위원은 작년 말 경제 회복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면서 당시 금리 상승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영국 금리는 올해 들어 60bp 오른 상태다.
■ 금리인상 시점 예상은 향후 변화 보일 수 있어
금통위 이후 금리인상 시점을 놓고 의견이 갈라진다.
우선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대폭 올라갔다는 차원에선 기존에 예상하던 시점보다 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중반 정도 인상을 예상하다가 내년 초로 인상 시점을 당기는 모습도 있었으며, 올해 말에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
한은의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선 성장률이 4.8%로 5%에 육박할 수 있다고 밝혀 코로나 사태 진정과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금리인상이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 극복이 쉽지 않을 경우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한은 총재는 금리 상승시 단순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등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시기에 대한 이견이 있지만, 현재로선 2022년 중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이런 전망은 경기 흐름, 미국 연준의 태도 변화 등을 보면서 변해갈 것으로 보인다.
■ 6월 국고채 14.5조원 경쟁입찰 방식 발행…금리인상 시점 관련 이견 존재
기재부는 전일 장 마감 뒤 6월중 14.5조 수준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액으로 보면 전월과 동일하다.
월물별 발행량은 30년물만 전월비 0.1조원 줄었으며, 경쟁입찰 방식으로 물가연동국채 0.1조가 추가됐다.
국고2년 1.2조원, 국고3년 3조원, 국고5년 2.7조원, 국고10년 2.9조원, 물가채 0.1조원, 국고20년 0.8조원, 국고30년 3.4조원, 국고50년 0.4조원이다.
시장 유동성 제고를 위해 10년물, 20년물 경과 종목과 30년물 지표종목 간 3천억원 수준의 교환도 실시한다.
지난 5월 국고채 발행규모는 19.14조원에 달했다. 경쟁입찰로 15조원 가량 발행되고 비경쟁인수 등으로 4조원 이상이 더 발행됐다.
올해 들어 시장이 국채 발행 시마다 물량 부담을 느껴온 가운데 시장 금리 흐름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경기회복세 속에 금리인상 시점 타이밍을 잡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예상보다 좋은 경기 흐름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지면서 부담을 키울 여지도 있다.
또 향후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을 키우는 일이 이어질 것이란 관점도 보인다.
반면 경기 모멘텀 차원에서 2분기가 수출 증가율 피크 시점이란 점 등을 거론하면서 일각에서 얘기하는 조속한 금리인상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관점을 제시한다.
연준의 스탠스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서둘러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고, 추경 등 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이미 많이 반영됐다는 보는 쪽에선 금리 오름세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