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외국인의 10년 선물 매수가 장을 지지하면서 초장기를 제외한 구간의 강세에 힘을 실어준 가운데 이날도 매매주체들의 수급 요인에 의해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의 만장일치 금리 동결 전망에 별다른 예외가 없는 가운데 시장이 당분간 특별한 방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인식들도 엿보인다.
미국 금리도 일단 1.6%대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금리 1.7%대에선 일본 투자자 등의 저가매수를 확인한 바 있다. 다만 금리 1.6% 아래 쪽은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부담스럽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나 물가 오름세 등은 글로벌 채권시장에 부담 요인들이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이 조속한 정책 정상화와는 선을 긋고 있어 금리가 오르는 데도 한계가 있다.
■ 미국채와 뉴욕주가 모두 소폭 약세
미국채 금리는 12일 소폭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발표와 대규모 입찰을 대기하면서 금리가 제한적으로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82bp 오른 1.6667%,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47bp 상승한 2.336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99bp 오른 0.1688%, 국채5년물은 1.78bp 상승한 0.8821%를 나타냈다.
미국채10년물 입찰 결과는 무난했다. 3년물 낙찰수익률은 0.376%로 예상보다 약간 낮았다. 10년물은 예상보다 소폭 높은 1.680% 수준이었다. 다음날에는 2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이 이어질 예정이다.
뉴욕 주가지수는 어닝시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소폭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5.20포인트(0.16%) 낮아진 3만3,745.40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0.81포인트(0.02%) 내린 4,127.99, 나스닥은 50.19포인트(0.36%) 하락한 1만3,850.0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주와 부동산주가 0.6%씩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9%, 통신서비스주는 0.6% 떨어졌다. 개별종목 가운데 1분기 매출 감소 예상에 유나이티드항공이 4% 낮아졌다. 카니발도 4% 넘게 내렸다.
달러화 가치는 소폭 떨어졌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내린 92.1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8% 오른 1.1912달러, 달러/엔은 0.27% 낮아진 109.38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5% 내린 6.5483위안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소폭 상승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 내 정유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38센트(0.6%) 높아진 배럴당 59.7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3센트(0.5%) 오른 배럴당 63.28달러에 거래됐다.
후티 반군이 드론으로 사우디 내 목표물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시설도 공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미국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흐름
미국채 금리는 최근 1.6%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말~4월초 1.7%대로 올라오기도 했으나 저가매수를 확인한 뒤 다시 레벨을 낮췄다.
미국 금리는 3월 중순에도 종가기준 1.7%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되돌림된 바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0%대(0.9157%)에서 시작한 뒤 빠르게 레벨을 높이는 흐름을 지속했으나 일단 1.7%대에서 막혀서 추가 상승은 주춤하는 형국이다.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보면 금리 레벨은 더 올라갈 것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현재는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세와 물가압력 강화에 따른 조기긴축 가능성, 적극적 재정정책에 따른 물량 부담 등이 그간 금리를 크게 띄웠으나 현재는 악재 기반영과 레벨 메리트도 감안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금리 오름세가 주춤하면서 국내 금리는 고점에서 내려갈 수 있는 룸을 찾고 있다.
올해 첫거래일 국고10년 최종호가수익률은 1.723%에서 시작해 3월 18일 2.150%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미국 금리 오름세가 주춤하면서 지금은 2.0%대 초반 수준까지 레벨을 낮췄다.
국고3년 금리는 연초 0.954%에서 시작해 현재 3월 15일 1.238%까지 오른 뒤 레벨을 낮춨다. 그런 뒤 최근엔 1.1%대에서 오르내림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도 장중 시장이 급변하는 일은 이어지고 있지만, 일방적인 방향성을 고집하긴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 지속적으로 확인되는 수급 부담과 레벨 메리트 인식
올해 국고채 물량이 한 단계 더 늘어난 뒤 입찰 때마다 시장이 부담을 크게 느끼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전주말엔 입찰을 앞둔 헤지물량이나 이익실현 등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전날 확인한 것처럼 전주 입찰 부담이 과하게 반영되면 다음날엔 반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국내의 수출 회복세 등이 돋보이고 미국 경기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반등이 예상되고 있지만, 시장 금리엔 이런 부담스런 재료들이 상당부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경기회복세 등으로 내년 상반기에 미국보다 일찍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현재 국고3년 금리가 1.1%를 넘고 있어서 여유가 있다는 반응 등도 찾을 수 있다.
중앙은행들 역시 시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다. 언젠가 정책 스탠스는 바뀔 수 있으며, 지금의 경기 흐름도 미래의 긴축을 지지하고 있지만 통화당국은 스탠스 전환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악재 기반영에 따른 레벨 메리트 인식, 입찰을 앞두고 확인하게 되는 물량 부담과 개선되는 경기흐름이 상호 충돌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