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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수소사업 선점에 승부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3-08 00:00

2030년까지 수소사업에 11조1000억 베팅
가격 경쟁력 확보 위한 대규모 생태계 조성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했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했다.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수소가 에너지 화폐 역할을 할 것이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룹 회장이 지난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과 간담회에서 밝힌 이 발언은 현대차그룹이 수소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차 등 대표적인 친환경차 시장에서 모두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는 거의 모든 완성차기업들이 뛰어들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이와 비교해 수소차는 전세계에서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정도가 손꼽히는 시장 참여자다.

현대차는 지난해 수정 ‘2025 전략’을 통해 수소 관련 분야에 2030년까지 1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수소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현대차가 잘못된 투자로 경쟁에서 뒤쳐질 수도 있고 반대로 업계 판도를 뒤흔들 기업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

현대차가 수소차 사업에 승부를 건 이유는 뭘까.

전기차는 완성차 기업에게 사업의 수익 구조 면에서 중대한 변수가 있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를 다른 기업에서 공급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에서는 갑(완성차)과 을(배터리)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업계에서는 배터리가 전기차 원가의 40%~50%를 결정한다고 본다.

정부 ‘제4차 친환경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대차가 택시기업에 공급하는 코나 일렉트릭(EV) 가격은 2890만원인데, 배터리 소유권만 다시 사들인다면 1240만원에 공급할 수 있다.

배터리 렌털 사업을 지원해 이른바 ‘반값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선언이 여기서 나왔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배터리사로부터 사들이는 배터리 가격을 어느정도 추산할 수 있다.

반면에 수소차에서 배터리 역할을 하는 연료전지는 현대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생산도 부품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서 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과 협상 과정 없이 현대차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수소차는 양산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현대차는 전체 수소시장 판을 키우는 방식으로 원가절감을 이루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 회장이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데 분주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 회장과 만난 SK는 SK E&S 등 에너지 계열사를 통해 수소 생산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수소 사업 전담 조직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최정우닫기최정우기사 모아보기 포스코그룹 회장과도 ‘수소 동맹’을 맺었다. 포스코는 수소한원제철이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간략히 요약하면 철강을 만들 때 기존 화석연료 대신 수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SK, 포스코와 수소사업 관련 국내기업 CEO 협의체인 가칭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SK와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수소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대표 기업”이라며 “이들과 수소산업 협력 활성화와 생태계 구축을 통해 국내 수소사회 구현에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현대차는 연료전지를 수소차 뿐만 아니라 지게차, 철도, 선박, 드론, 항공,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연료전지의 적용처를 늘리면 이를 탑재한 수소차 가격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현대건설기계와 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지게차·굴삭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또 두산·LS와는 연료전지 기반의 발전시스템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 밖에 현대차는 수소사업을 국가적으로 육성하려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에서도 수소차 관련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지난해 2035년까지 수소차 누적 보급대수를 100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중국에는 현대차의 첫 해외 연료전지 생산거점이 들어선다.

각국이 수소산업을 육성하는 이유는 세계 에너지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 연료전지를 통해 수소에서 전기를 뽑아내는 기술을 키우는 것이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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