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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가장 두드러진 주식자금 유입...지금은 4월과 다른 시장 인지해야 - 메리츠證

장태민

기사입력 : 2020-12-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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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21일 "주식시장으로 유의미한 유동성이 유입된지 15년 만이며, 성공적 안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는 2000년대 중후반 주식 펀드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된 뒤 실로 10년 남짓 만에 대규모의 의미있는 자금이 들어온 해라고 평가했다.

그간 2006년 전후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심으로 자금이 가파르게 유입된 후(설정액 기준: 2006년 1월 30.7조원, 2009년 3월 85조원) 후 주식시장으로의 큰 자금 유입은 없었다.

메리츠증권의 이진우 연구원은 "그간 2008년 금융위기 충격, 장기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펀드 등 간접 투자기구의 성과부진이 주식투자의 매력을 반감시켜 자금 유입이 크지 않았다가 올해 반전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2000년 중후반의 적립식 펀드 붐으로 대변됐던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그렇게 잠깐의 ‘열풍’으로 마무리됐다"면서 "이번엔 투자의 방식(직접· 간접투자)을 떠나 투자자들이 성공적으로 주식시장에 안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주식 투자붐과 대규모 자금 유입이 건전한 안착으로 이어져야 투자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만약 이번에도 투자 실패가 반복된다면 트라우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 주식시장 주변 자금 288조원으로 사상최고...직전 최고치 2009년 3월보다 70조원 가량 더 많아

현재 주식시장 주변 자금은 사상최고치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장 주변 자금이 약 288조원"이라고 지적했다.

고객예탁금 61.5조원, 신용잔고 19.2조원(KOSPI + KOSDAQ), 주식형펀드 54.7조원, MMF 152조원이라는 것이다.

직전 최고치는 2009년 3월 219조원(고객예탁금 12.9조원, 신용잔고 2.2조원, 주식형펀드 85조원, MMF 118조원)으로 주식형펀드는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개인 직접투자자금과 부동자금의 급증으로 주식시장 주변 자금은 대폭 늘었다.

이 연구원은 "‘투자는 개개인의 판단의 몫’이라는 대전제를 떠나 시장 참가자라면 어떻게 해야 새로운 자금의 성공적 안착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투자 수익 →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위해선 시장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달라진 환경(직접투자 중심) 탓에 오히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증권·운용시장이지만 결국 우리가 해나가야 할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에게는 최소한 과거의 실수(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가 매번 정답을 맞추기는 어렵지만 오답을 지울 수 있는 나름의 Tip이 생기는 것처럼 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컨대 ‘활발한 매매가 수익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라는 단순한 경험이 대표적"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과거의 패턴과 유사한 면이 있어 걱정이 된다"고 했다.

‘잦은 매매’가 빠르게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 연구원은 "그 만큼 시장의 순환매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볼 수 있지만 현재의 시장 국면을 감안할 때는 투자의 성공확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회전율(거래대금/시가총액, 거래주식수/상장주식수) 급증은 잦은 매매의 신호 중 하나다. KOSPI의 경우 최근 일평균 회전율(주식수 기준)이 2%~3%대로 급증했다. 지난 4월의 가파른 반등 국면 수준으로 다시 올라섰고, 2003년 이후 최고 레벨이다.

KOSDAQ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높은 탓에 일평균 회전율(주식수 기준)은 5%대로 올라섰다. 일평균 회전율 5%의 의미는 하루에 상장 주식의 5%가 거래되고, 한 달이면 상장 주식 전부가 한 번씩 거래됨을 뜻한다.

이 연구원은 "종목의 손바뀜이 빠른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최근 시장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이라며 "상승 종목 수가 압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OSPI의 경우 지난 4월의 급등장에서는 전체 종목 수에서 상승 종목 수의 비중이 평균 60~70%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40% 중반에 그치고 있다. KOSDAQ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수는 빠르게 상승했지만 종목 측면에서 수익을 냈을 확률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원은 "종목 간 온도 차는 더 심하다. 최근 1개월간 KOSPI와 KOSDAQ의 종목 성과의 분포도를 보면 KOSPI에서는 상위 27%의 종목이 시장(Index)보다 우월한 성과(월간 10% 이상 상승)를 나타냈고, 20% 이상 상승한 종목 수는 전체 상장 종목수 내 12.7%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10% 미만으로 상승했거나 오히려 하락한 종목은 전체의 73%에 달한다고 밝혔다. 어떤 종목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지난 4월과는 달리 최근 한 달은 절대수익 조차 내기도 쉽지 않았다. KOSDAQ도 비슷하다. 최근 한 달간 10% 이상 상승한 종목 비중은 28.6%, 20% 이상 상승한 종목은 13.8%에 그친다. 10% 미만으로 상승했거나 하락한 종목은 71.4%다.

이 연구원은 "한 달간 50% 이상의 성과를 보인 종목을 비교해 보면, KOSPI는 총 20개 종목으로 전체 종목 수의 2.6%이고, KOSDAQ은 39개 종목으로 전체의 2.8%"라며 "현재와 같은 시장 스타일이 연장된다면 절대 성과가 플러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40% 수준의 확률을, 시장(Index) 이상의 성과를 꾸준히 내기 위해서는 매달 26~27%의 확률을 연이어 맞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활발한 매매를 통한 투자의 성공 확률이 떨어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방법은 확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도 기업(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산업 내 과점적 우위를 가진 기업)에 집중하라는 이야기가 나 올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이제부터는 핵심적인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마다 각자의 투자 기간이 다를 수 있는 탓에 소수의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성과 혹은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도주에 투자 비중을 할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금은 4월과 다른 시장...핵심기업, 주도기업 중심으로 길게 접근해야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지금은 행동경제학적 관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의 이론을 투자에 대입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선 ‘경험(기억)의 오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성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주식은 ‘위험은 높고 기대수익은 낮은 자산’으로 각인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올해 3~4월에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파른 자금 유입이 전개되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주식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자리잡고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니얼 카너만은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억이며, 특히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기억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면서 "‘절정과 종결법칙(Peak-End Effect)’"이라고 지적했다.

고통의 총량보다 최근의 고통이 인간의 기억을 지배한다는 이론이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주식자산에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배경은 그간 투자 성과의 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대로 최근 유입된 자금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일 듯하다. 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올해 새롭게 주식투자를 시작했고, 이 중 절반이 수익을 거뒀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개인투자자금이 일부의 우려보다 오래 머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도 수익에 대한 기억이 쌓여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정해야 할 오류는 ‘높아진 기대수익률’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주식에 대한 기억이 좋은 자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돼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투자는 ‘비관’이 아닌 ‘낙관’으로 돈을 벌지만 지금은 ‘과신(過信)’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4월과 다른 시장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또 ‘기대효용(비용)의 오류’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매사에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지만 본능적으로 손실에 더 민감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더 큰 수익을 벌 수 있음에도 수익을 짧게 확정하고, 반대로 손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음에도 손실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 금액이 클수록 이러한 오류는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금액이 커질 경우 일반적인 사람들은 수익옵션의 경우 위험 선호가 아닌 위험 회피를, 손실옵션에서는 위험 회피가 아닌 위험 선호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면서 투자금이 커질 때 오히려 비합리적 판단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투자자들은 핵심 기업, 주도기업 중심의 투자를 좀 더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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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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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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