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2021년 국고채 발행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앞으로 달라지는 수급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도 관심이다.
국내에선 일요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 넘게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뒤 처음으로 1천명을 넘는 대규모 수치가 나온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재정부양책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채 금리가 0.9%를 밑돈 가운데 유럽 금리도 일제히 빠졌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은 9천억달러 수준의 부양금액을 두고는 합의에 근접했으나 사업주 면책 항목에서 여전히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뉴욕시는 식당 실내영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뉴욕주 전역 입원율 급등으로 14일부터 식당 객장식사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 전체 양성 진단율은 4.98%에 이른다.
미국의 근원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에 미달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치 0.2% 상승에 미치지 못했다. 헤드라인 수치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예상에 부합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재정 셧다운을 일단 피하면서 부양책 협상 시간을 확보했다. 1주일짜리 임시 예산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가운데 하원에 이어 상원도 정부 예산안을 18일까지 일시 연장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 미 금리 0.9% 아래로...유럽 금리 일제히 하락
미국채 금리는 브렉시트와 재정부양책 관련 불확실성으로 0.9% 밑으로 떨어졌다. 예상을 밑돈 근원 물가도 금리 하락을 지지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으로 단기구간 금리가 더 크게 하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98bp 하락한 0.895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30bp 떨어진 1.6243%를 기록했다. 국채5년물은 1.43bp 하락한 0.3639%, 국채2년물은 1.19bp 내린 0.1210%에 자리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로 주요국 금리는 일제히 떨어졌다. 우선 영국 국채10년물 금리는 3.01bp 하락한 0.1696%로 내려갔다.
독일 10년물은 3.27bp 내린 -0.6370%, 프랑스 10년물은 -3.17bp 떨어진 -0.3859%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5일째 하락하면서 0.59bp 내린 0.5559%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재정부양과 관련한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점과 코로나 확산 등이 주가에 부담요인이 됐다. 다만 임시 예산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다는 소식에 주가지수 낙폭은 축소됐다.
다우지수는 47.11포인트(0.16%) 높아진 3만46.37에 장을 마쳤다. 새 스트리밍 서비스의 양호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월트디즈니 주가가 14% 폭등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S&P500지수는 4.64포인트(0.13%) 낮아진 3,663.46, 나스닥은 27.94포인트(0.23%) 내린 1만2,377.87을 나타냈다. 테슬라 주가는 제프리스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영향으로 3% 하락했다.
외환시장의 달러인덱스는 안전자산선호로 상승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 속에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약해지면서 달러가치가 올라갔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7% 오른 90.98에 거래됐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로화는 달러화보다 약했다. 뉴욕 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0.17% 오른 90.98을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0.25% 낮아진 1.2112달러, 파운드/달러는 0.50% 떨어진 1.3227달러를 기록했다.
막바지 브렉시트 무역협상에 나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달 말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높아진 6.5397위안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21센트(0.45%) 낮아진 배럴당 46.5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8센트(0.56%) 내린 배럴당 49.97달러에 거래됐다.
■ 내년 국고2년 14~15조원 수준
지난 금요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중 국고채 176.4조원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고채 차환이 63.2조원, 순증 발행이 113.2조원이다. 적자보존용이 93.5조원을 차지한다.
기재부는 국채2년물 8~9%, 즉 14~15조원 수준으로 2월부터 정례발행한다고 발표했다. 2년물은 3개월 단위로 통합발행하기로 했다. 3,6,9,12월 지표물을 발행한다.
시장에선 국고2년물에 대해 매달 1조원, 혹은 1조원 남짓을 거론했던 가운데 이 수준 혹은 이보다 약간 많은 정도의 물량이 발표된 것이다.
일부에선 국고2년이 예상보다 약간 많기 때문에 장기물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예상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들도 엿보였다.
기재부는 국고채 발행비중을 단기(2~3년) 30%, 중기(5~10년) 40%, 장기 30%에서 상하 5%p 조정한다. 국고50년물은 4~5조원 내외로 발행하기로 했다. 5~20년물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30년물 이상 비중 조정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월부터는 매달 5천억원~2조원 규모의 모집 방식 비경쟁인수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는 물가채 발행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뀌는 것도 큰 특징이다.
■ 금리 제한적인 등락 흐름
연말 장세 속에 국고3년이 0.9%대 중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고10년도 1.6%대 중반 수준을 중심으로 좁게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매 등이 가격 변동에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이어지면서 내년 국채발행 규모는 올해 4차 추경까지 마친 규모를 약간 상회할 정도로 커졌다.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추경이 특수한 사건이 아니라 상시적인 일이 돼버렸기 때문에 내년에도 추경이 나올 것이란 예상도 많다.
예컨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우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재정을 대거 투입한다는 점 등으로 결국 돈을 더 쓰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수급 부담이 많이 반영된 가운데 금리 레벨 메리트를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말 장세를 맞아 수요가 적극적으로 나오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채권시장이 적극적인 방향을 잡기는 쉽지 않은 가운데 시장은 코로나19 확진자와 백신 등 전염병 이슈, 브렉시트, 미국 재정부양책 논의 등과 외국인 매매 흐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