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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주열 총재의 경기 자신감과 섣부른 금리인상 기대 차단

장태민

기사입력 : 2020-11-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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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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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이 26일 경제성장률, 물가 전망 등을 상향조정했지만,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섣부른 긴축 기대감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각각 -1.1%, 3.0%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0.2%p 올린 것이다.

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내년엔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플러스를 보일 것"이라며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이 예상보다 양호한 점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총재는 다만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이나 긴축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 한은 경기 자신감 강화

1달 전 발표된 3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1.9%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여준 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예상이 강화됐던 게 사실이다.

당시 8월의 코로나 확산이 없었더라고 2%대 중반까지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이날 한은은 예상보다 양호했던 3분기 실적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금리 동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고, 경기가 2분기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본다"면서 내년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일평균 수출 규모를 보면 10월, 11월(20일까지) 두달 정도 데이터에서 사실상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총재는 "추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10월 들어서 IT 부분 중심으로 수출이 상당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수출은 개선은 되겠지만 완만한 회복이 아니겠나 한다. 내년 연간 전체로 보면 반도체나 자동차 등 주력상품 중심으로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수출과 투자 위주로 내년 성장률이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 경기 자신감을 다소 강화한 모습이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적어도 2021년 1분기~2분기 초까지 반도체 수출 주도의 경기 회복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전체 민간 소매판매에서 면세점 소비액을 제외한 내국인 소비 추정치를 살펴보면 소비 역시 최근 급등한 점이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해외 여행이 제한되면서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로 이전됐기 때문"이라며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둔화가 해외 소비의 국내 소비로의 이전 효과와 상쇄되며 국내 소비 지표 역시 최악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고 풀이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경제회복에 대해 '더디다'에서 '완만하다'로 상향했다"면서 "10월 대비 한은의 경제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살아났고 금융안정을 좀 더 강조할 수준에서 현재 완화적 통화정책이긴 하나 중립 게이지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총재, 가계부채 급증·경기 회복세에도 금리인상과는 거리 둬

이주열 총재는 다만 경기 회복세나 가계부채 급증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도 비교적 명확히 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상의 논거를 보면 주택가격 상승세, 가계대출 급증, 장기간 완화기조시 한계기업 조정지연 등이 제시됐다"면서 "우리도 간과는 안하지만 통화정책 할 때 거시경제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총재는 "지금 거시경제를 보면 저점은 지나 완만한 회복은 된다고 하지만, 회복세가 어떻게 될지는 워낙 불확실하다"면서 "코로나19에 따라 회복시기는 유동적으로, 섣불리 완화기조를 거둘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총재는 특히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도 아니고 현재로서는 그걸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면서 혹시 모를 금리인상 기대를 차단했다.

금융시장엔 한은이 2021년 중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내년 내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예상도 많다.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한은이 금리를 서둘러 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아울러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연구원은 "한은이 연준이나 호주와 같이 명확한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회복기조 정도로는 정책기조 전환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한은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에 '가계부채 증가'를 지적하면서 이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했으나 총재는 이 문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이날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숫자로 보면 우려는 일리있다. 가계부채가 소득 증가속도를 웃돌아서 빨리 늘어나는 것은 채무상환 능력을 제약하고 가계소비를 제약한다. 코로나의 경제적 충격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오히려 더 확대되는 것은 우려스럽다'와 같은 말을 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문제를 간과하지 않지만 거시경제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과는 거리를 뒀다.

■ 이자율 시장이 궁금해 하던 부분...이번에도 '여지만 남겨 두는' 화법 선택

이자율 시장은 향후 국고2년물 발행 시 한은이 통안채와 어떻게 관계를 정립할지 적지 않은 궁금증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국고2년 발행되서 통안증권이 구축되면 RP매각, 통안계정 등의 활용 비중을 확대하고 필요시 통안채 새로운 만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국고2년물 발행 규모 등을 따져서 유동성 조절수단을 어떻게 정비할지 고민 중에 있다. 예컨대 한은은 RP 매각 규모를 늘리는 방법이나 새로운 만기의 통안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법 등을 고심하고 있다.

시장에선 향후 국고2년물이 발행되면 통안채에 대한 구축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통안채-국채 스프레드가 확대돼 관심도 끌었다.

총재는 이 부분에 대해선 외국인 차익거래 메리트 저하를 이유로 들었다. 외국인은 재정거래 메리트가 있을 때 CRS를 페이하고 통안채를 사는 식의 거래를 많이 해 왔으나 이같은 재정거래의 메리트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총재는 또 국고채 바이백에 대한 기대로 국고채 단기물 수요가 늘어난 것도 국고-통안 금리차 확대 요인으로 꼽았다.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 소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는 가운데 단순매입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국고채 매입 규모와 일정을 발표할 필요가 있는지 늘 검토라고 할까요,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재는 단순매입 정례화 등 시장 기대를 단칼에 자르지도, 구체화하지도 않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내년 국고채 단순매입 정례화, 국고2년에 따른 장기통안 발행 가능성 등이 궁금했으나 총재는 역시나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 한은 입장에서도 상황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정도의 답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시장 관계자 대부분이 상당기간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통위에서 건질 게 많지 않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다른 딜러는 "계속해서 관심이 떨어지는 금통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2022년 내내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이고, 채권시장도 당장 특정한 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 한국은행 경제전망

자료: 한국은행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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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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