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금리는 1% 앞에서 막힌 뒤 레벨을 낮춘 상황이며, 국내시장도 당장 금리가 급등하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다.
미국 금리가 하락한 데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정치권이 다시 재정부양을 논하기로 했으나 금리를 최근의 레벨 다운 시도를 이어갔다.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교는 현지시간 18일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6만1165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주일 전보다 26% 높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가 이처럼 급증하면서 경제 활동에 대한 제한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재정 부양을 위한 발걸음도 다시 빨라졌다.
최대 카운티인 LA카운티는 오후 10시 이후 비필수 분야 영업활동을 규제하기로 했다. 휴교령을 내린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식당 실내영업 중지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미네소타는 식당 내 식사를 금지하는 등 4주간 봉쇄조치를 강화했다. 또한 미 방역당국은 오는 11월 26일인 추수감사절 기간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추가 재정부양책 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슈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오늘이나 내일께 협상장에 앉아 부양책 도입이 가능할지 볼 것"이라고 했다.
한국 역시 코로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최근 이틀 연속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긴장감이 커져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수치가 200명을 넘어선 뒤 3일만에 300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확진자수는 지난 8월 28일(371명) 이후 가장 많다.
■ 뉴욕 주가 반등 성공...美금리 0.83%선으로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3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경제봉쇄 움직임에 언택트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기술주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부양책 협상 재개 소식도 주가를 지지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81포인트(0.15%) 높아진 2만9,483.23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08포인트(0.39%) 오른 3,581.87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03.11포인트(0.87%) 상승한 1만1,904.7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1.5%, 정보기술주는 0.8%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 헬스케어주는 0.1% 각각 낮아졌다. 개별종목 가운데 기술주인 넷플리스, 페이스북, 애플이 0.6% 및 0.4%, 0.5% 각각 올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약보합세를 나타내면서 3일만에 하락했다. 주가지수가 반등과 추가 경기부양책 소식으로 달러인덱스는 내려갔다. 뉴욕시장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0.05% 하락한 92.27을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과 실업지표 실망감에 하락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는 74만2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전주보다 3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71만 명)를 상회한 수치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09bp 하락한 0.83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18bp 떨어진 1.5498%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2.01bp 떨어진 0.1531%, 국채5년물은 1.59bp 내린 0.3777%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 우려로 하락했다. 실업지표 부진도 유가 하락을 압박했다. 다만 유가 하락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8센트(0.2%) 낮아진 배럴당 41.7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4센트(0.3%) 내린 배럴당 44.20달러에 거래됐다.
■ 코로나 백신 기대와 코로나 확산 재료...재료의 힘은 일방으로 쏠리지는 않아
채권시장은 보합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외국인 선물 매매 등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적극적인 방향을 잡지는 않고 있다.
전날은 장기물의 상대적인 강세에 따라 커브가 약간 플래트닝됐다. 일단은 금리가 오르면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정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월은 국채 공급이 7조원대 초반이나 그 이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일부의 기대감을 키우기도 한다. 늘 연말에 공급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일이 아니란 평가도 있지만, 수급 압박 강도가 낮아지는 측면은 매수 포지셔너들에게 유리하다.
국채 금리가 움직이는 데 제약을 받으면서 상대적인 레벨 메리트가 큰 크레딧물에 대한 관심들도 엿보였다. 크레딧 채권과 국채의 스프레드 메리트나 제한적인 공급 등을 감안해 신용물로 관심이 강화될 것이란 인식도 보인다.
최근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위험자산이 급등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꽤 차분해진 상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게임을 바꿔 경제정상화 기대가 커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측면도 적지 않다.
백신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경기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코로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측면도 있다. 시장이 기대감을 선반영하지만, 재료들간의 힘의 균형이 무너지지는 않은 상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