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미국채 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호주 금리 급락 등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 금리 되돌림 등이 국내 금리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호주 금리, 미국 금리 모두 빅 피겨를 코앞에 두고 일단 속락했다. 전일 호주 10년 금리는 0.99%대까지 올라 거의 1%에 바짝 붙었다가 0.9%선으로 급락했으며, 미국채 금리는 0.96%대까지 뛰었다가 0.8%대 후반으로 회귀했다.
코로나 백신 기대감 등으로 금리가 급하게 올랐다가 다시금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여파 등에 주목하면서 레벨을 낮췄다. 미국 물가 상황 등은 금리 상승의 한계를 알려줬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지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0.1% 올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로도 1.2% 상승하는 데 그치며 예상치 1.3% 상승을 밑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예상치 0.2% 상승을 하회하는 결과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로도 1.6% 올라 예상치 1.7% 상승에 미달했다.
■ 美금리 0.8%대로 급락
뉴욕 주가지수는 1% 내외로 동반 하락했다. 최근 화이자 백신 소식이 기대감을 키웠으나, 다시 코로나 확산에 대한 경기 우려를 주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17.46포인트(1.08%) 낮아진 2만9,080.17, S&P500지수는 35.65포인트(1.00%) 떨어진 3,537.01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76.84포인트(0.65%) 하락한 1만1,709.59를 나타냈다.
미국채 금리는 최근 급등에 따른 저가매수, 주가 하락,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우려 등으로 레벨을 크게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90bp 하락한 0.8831%,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0.10bp 급락한 1.642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19bp 떨어진 0.1728%, 국채5년물은 5.90bp 내린 0.3932%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표로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주가지수가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모드가 조성되자 낙폭을 줄였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0% 내린 92.95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보다 강했다. 유로/달러는 0.25% 높아진 1.1807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파운드/달러는 0.79% 내린 1.312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 영국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5.5%로 예상을 밑돈 여파가 컸다.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위험 회피 쪽으로 흐르면서 유가는 4일만에 하락했다.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밖으로 늘어나자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33센트(0.8%) 낮아진 배럴당 41.1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7센트(0.6%) 내린 배럴당 43.5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427만7000배럴 증가했다. 예상치는 190만배럴 감소였다.
■ 일단 美금리·호주 금리 급락..추가 하락룸과 그 한계 모두 감안
호주와 미국의 10년 금리가 1%를 코앞에 두고 급락한 가운데 국고3년 최종호가는 11일 0.989%까지 뛰었다가 일단 레벨을 내렸다. 국고10년 금리는 1.662%에서 1.65%선으로 내려갔다.
최근 금리 오름세가 두드러진 뒤 일단 반락한 뒤 추가적인 하락룸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금리 흐름과 큰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어 보이지만, 현재 수준의 스프레드면 좀 더 레벨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최근 MMF 유입 등으로 단기구간의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돋보였던 가운데 3년 금리가 기준금리와 50bp 수준으로 거리를 벌리는 등 다소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매수 기회를 포착하려는 모습들도 엿보였다.
전날 금리 되돌림이 나타난 뒤 추가적인 강세룸을 점검하는 작업이 이어질 수 있으나 대외요인 등에 의한 변동성 경계감도 엿보인다.
미국의 재정정책이나 코로나 종식 기대감 강화와 같은 재료들이 길게보면 금리를 계속 올릴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해 금리 되돌림이 한계를 보일 것이란 인식들도 적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외국인 매매도 주목된다. 외국인은 전날 선물 시장에서 3선을 4,876계약 순매수하고 10선을 3,172계약 순매도했다. 전날 외인의 매매 방향은 커브 스팁이었다.
국내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장기금리 변동성에 대한 부담을 감안해 단기 구간이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들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이 과도하다고 보는 쪽에선 장기구간 저가매수 타이밍을 엿보기도 한다.
외국인은 전일 현물시장에선 국고채 3,512억원을 순매도했다. 국고3년물 국고20-3호(만기 23년6월)를 221억원 매수했으나 국고5년물 20-1호(25년3월)를 3,750억원 팔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