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트윗 등을 통해 '선거 사기'를 주장하면서 소송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 있다.
법정 다툼이 이어지면서 선거인단을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 더 나아가 내년 초엔 대통령 대행 체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 각주는 12월 8일까지 연방 하원에 선거인단을 보고해야 한다. 12월 14일 선거인단이 '형식적인' 대통령과 부통령 투표를 실시해 대통령을 공식 선출하고 연방 상원과 하원은 내년 1월 6일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0년 1월 20일에 정오에 종료된다. 대통령이 결정되지 않으면 하원의장이 권한을 대행한다.
트럼프의 선거 소송과 바이든 후보의 맞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정치는 2000년 선거 당시에 이어 20년만에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 '부정선거' 규정 짓고 대응 나선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시간 8시 40분 경에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적인 선거였다면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면서 바이든이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합법적 표만 세면 내가 쉽게 이긴다"면서 개표 과정이 불공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의 무결성을 지키는 게 목표"라면서 "선거 관련 소송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듯하다"고 했다.
바이든 측이 선거를 훔쳐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굉장히 많은 부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부정 투개표라고 사례로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 용지 배송', '경합주에서 뒤늦게 나타난 바이든 지지표', '트럼프 지지표의 사라짐 현상, '신원확인 절차 문제, '뒤늦게 도착한 우편투표의 반영'(펜실베이니아에서 3일 뒤 도착한 우편투표 반영), '개표 과정 비공개'(디트로이트 부재자투표 개표장의 내부 차단), '참관인 비허용'(펜실베이니아)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역시 '선거에 개입'하는 데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자체는 다시 뭇매를 맞고 있는 게 사실이다. 4년 전에 이어 이번 여론조사 역시 실제와 큰 차이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국내 아침 시간에 입장 발표를 하기 전 트윗에서도 '선거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강공을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국내시간 새벽에 '사기를 멈추라'(STOP THE FRAUD)는 주장을 펼쳤다. 트위터 회사 측에서 경고 딱지를 붙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를 수긍하지 않고 있다.
그는 특히 "최근 바이든이 (승리를) 주장한 주(州)는 우리에 의해 '유권자 사기'와 '주 선거 사기' 문제로 법적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수 많은 증가가 있다. 단지 미디어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길 것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적으면서 대응의지를 다졌다.
또 "펜실베이니아의 큰 법적인 승리, 개표를 멈추라" 등의 메시지도 보냈다. 우편투표만 없었으면 네바다 주에서 트럼프가 확실히 이겼다는 내용을 리트윗하기도 하는 등 선거 결과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 변호사들이 의미있는 접근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라면서 선거 시스템의 공정성이 이미 허물어져 있었던 게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개표 초중반 계속 앞서고 있다가 후반부에 우편투표로 역전당한 데 대해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 캐롤라이나 등에서 큰 폭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역전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바이든 편)이 펠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온갖 곳에서 바이던 표를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 혹은 부정선거 의심사례를 리트윗하면서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라는 멘션을 달기도 했다.
■ 승리 자신하면서 결과 기다리는 바이든
바이든 후보는 현지시간 5일 짧은 성명을 통해 "개표가 끝나면 나와 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후보)가 승자로 선언될 것이란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지지자들에게 침착하게 결과를 기다리자고 했다.
그는 "개표가 마무리되고 있다. 곧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며 모든 표가 개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투표는 신성하다. 국민들이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이고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의지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니다"라면서 개표를 통해 확실히 승부를 가려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바이든은 또 민주주의라는 게 때로는 가끔씩 문제를 일으키고 인내심도 요구하지만, 이 인내심은 240년간 세계가 부러워해온 통치시스템으로 보상 받았다고 했다.
■ 트럼프의 선거 불복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감안...2000년과 유사한 사태 가능성 염두
바이든의 대역전극 개표 현황이 마무리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표는 끝나지 않았다.
이날은 박빙 승부처 조지아주의 상황도 큰 관심을 모았다. 조지아주에선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추가 개표가 중단됐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99% 개표 완료 현재 트럼프와 바이든의 득표율은 49.4%로 동률이다. 두 후보 모두 245만 5천명을 넘는 득표수를 확보한 가운데 후보 간 표차 1,775표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44만 7343표를 얻어 앞서 있으나 뒤집히기 직전에 추가적인 개표가 멈췄다.
펜실베이니아는 개표 50% 시점에 트럼프가 13%p 이상 앞섰으나 개표 95% 현재 49.6%와 49.3%로 격차가 0.3%p로 줄어들었다.
선거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뒤집기 쇼'이다 보니 국내에서도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다.
금융시장에선 흥미롭게, 혹은 심각하게 미국의 막바지 개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일단 바이든의 승리와 함께 트럼프의 향후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추격하는 모습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역대 선거의 개표 과정에서 이런 식의 역전이 가능한 적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의 우편투표 결집력이 이렇게 대단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평가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트럼프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계속되면서 주식에 불리하고 채권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은 크다고 평가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제43대 대선에서 선거 후 대통령 선출 확정까지 35일이 걸렸던 사태가 재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35일간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4.2%, 14.2%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선출 확정시까지 증권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출처: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