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선 후보의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과 블루웨이브가 어려워지면서 미국채 금리가 급락해 국내시장은 대외요인의 반영폭을 놓고 고민할 듯하다.
미국 대선 개표 결과는 바이든에 유리해졌다. 전일 국내 금융시장이 열리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트럼프닫기

소송을 예고했던 트럼프 측은 미스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당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 개표 중단 소송과 함게 위스콘신의 재검표를 요구했다.
트럼프는 전일 국내 시간 4시가 넘은 시간에 사실상의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시간으로 '간밤'에 승리의 추는 바이든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은 국내 새벽 시간 승리를 확신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전날 국내 금융시장이 열리고 있을 때 트럼프의 의외의 선전과 손쉬워 보였던 승리 가능성이 개표 후반 바이든의 맹추격과 전세 뒤집기로 이어진 것이다.
■ 선거 끝난 뒤 불확실성 남은 가운데...美금리 급락, 나스닥 급등 등 증권가격 랠리
당초 예상이던 바이든과 민주당의 압승 시나리오는 물건너 갔다. 전일 국내시장에서 유리해보였던 트럼프의 승리도 개표가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결국 민주-공화 양당의 갈등이 불가피지고 대규모 경기부양책도 탄력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금리는 급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88bp 하락한 0.7671%,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4.13bp 떨어진 1.543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96bp 떨어진 0.1447%, 국채5년물은 6.97bp 속락한 0.3259%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는 급등했다. 일단 민주당의 압승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도입한 법인세 인하조치가 되돌려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뛰었다.
대규모 재정부양이 어려워지면 연준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급등에 기여했다. 블루웨이브가 어려워지면서 미국채 금리는 급락하자 기술주들이 점프했다.
다우지수는 367.63포인트(1.34%) 높아진 2만7,847.66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74.28포인트(2.20%) 오른 3,443.44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430.21포인트(3.85%) 상승한 1만1,590.78을 나타냈다. S&P500과 나스닥은 역사상 최고의 대선 다음날 랠리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인덱스는 하락했다. 뉴욕주가가 급등해 자산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 무드가 조성된 영향이다. 다만 브렉시트 협상 난항에 따른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달러인덱스 낙폭은 제한됐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7% 내린 93.4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2% 높아진 1.1724달러를 나타냈으나 파운드/달러가 0.65% 떨어져 1.2979달러를 기록해 달러 가치의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국제유가는 3일 연속 상승하면서 39달러대로 올랐다. 원유재고가 급감하면서 유가를 밀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1.49달러(4%) 높아진 배럴당 39.1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52달러(3.8%) 오른 배럴당 41.23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800만 배럴 줄었다. 시장에서는 11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154만 배럴 늘었다. 예상치는 100만 배럴 감소였다. 반면 정제유 재고는 158만 배럴 줄었다. 시장에서는 23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바이든의 놀라운 대역전과 정치갈등 가능성
전날 국내시장은 트럼프의 장중 우세에 따라 그간 올랐던 금리를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바이든 트레이드'가 되돌림되면서 1.6%를 넘어섰던 국고10년물 금리는 1.5%대 중반으로 향해 내려갔다. 국고3년 금리는 1%를 항해 오르다가 0.9%대 중반까지 다시 내려왔다.
아시아 장에서도 상당히 강했던 미국채 가격은 미국 '본장'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바이든 양쪽의 법정 다툼 등 갈등이 불가피해지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에 대한 투표도 이뤄진 가운데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는 구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예상 밖 승리 분위기에서 개표 후반 급격하게 전세가 바이든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에 정치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져 있다.
러스트 벨트 지역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은 전날 오후(국내시간)만 하더라도 개표 절반 이상이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가 10%p 이상 여유있게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개표 후반으로 가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맹렬히 추격해 미시간은 뒤집어졌다.
선거 역사상 가장 다이나믹한 반전 중 하나가 나타났으며, 아직도 상황은 불투명하다.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이기는 게임에서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바이든에 유리하다.
미국매체 AP통신 기준으로 보면 이 시각 현재 바이든이 248:214로 앞서고 있다.
바이든은 대역전극을 펼친 미시간(선거인단 16표 할당), 네바다(6표), 하와이(4표)에서 우세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미시간과 네바다를 가져오면 게임은 끝난다.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에서 트럼프가 앞선 것으로 나오지만, 시간은 바이든의 편에 서 있어 계속해서 차이를 줄여 박빙을 나타내고 있다. 개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개표 추이의 '모멘텀'은 바이든 편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