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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호재라는데…개미들 LG화학 내던지는 이유는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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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18 21:18 최종수정 : 2020-09-19 18:09

개인투자자 16~17일 이틀간 2600억 넘게 팔아치워
증권사 매수 보고서 일색…일부 목표가 상향조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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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호재라는데…개미들 LG화학 내던지는 이유는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패닉셀(panic sell)’이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물적분할이 호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가 견인했던 개인투자자들, 매도 행렬 이어가

18일 코스피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3.26% 오른 6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반등이다. 전날 6% 넘게 급락했던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5% 가까이 뛴 67만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들이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LG화학을 1378억원어치 사들였다. 5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반면 개인은 1171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매도한 1458억원을 합하면 이틀간 총 2629억원을 팔아치웠다.

분사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LG화학 주가를 이끈 건 개인투자자였다. LG화학은 2차전지 대장주로 떠오르면서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주가가 131.21% 뛴 상태였다. 이 기간 개인이 사들인 물량만 835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분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로 LG화학 주가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11% 넘게 고꾸라졌다.

◇물적분할 뭐길래…개인투자자들 “팥소 없는 찐빵”

개인투자자들은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한 신설법인을 상장시킬 경우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2차전지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기 때문에 분사하는 신설법인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인적 분할을 해달라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을 분할 하는 방식은 크게 물적분할과 인적 분할로 나뉜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새로 만든 회사의 주식을 100% 보유해 자회사로 두는 것이다. 인적 분할은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새로 만들어진 회사 지분을 일정 비율대로 나눠 가지는 형식이다.

인적 분할이었다면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가질 수 있지만 물적분할의 경우 LG화학이 신설법인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기존 주주들은 주식을 나눠 받지 못한다.

개인투자자들이 “배터리를 믿고 투자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온라인 주식커뮤니티에서는 “팥소 없는 찐빵”, “BTS(방탄소년단) 없는 빅히트”, “반도체 없는 삼성전자” 등의 비유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주 달래기 나선 LG화학…“주주가치 제고될 것”

개인투자자들이 이탈하며 주가가 급락하자 LG화학은 컨퍼런스콜을 열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날 주주 및 투자자 대상 컨콜에서 “이번 배터리사업의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이 분할법인의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물적분할 법인의 집중적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 있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차 부사장은 “기업공개(IPO)를 바로 추진해도 1년 정도 소요되고 비중은 20~30% 수준이 될 것"이라며 ”LG화학이 절대적 지분율을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IPO를 통해 배터리사업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고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LG화학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 부사장은 “그동안 배터리사업에 가려진 석유화학사업과 첨단소재사업, 바이오사업에 온전히 투자와 운영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 사업들의 가치를 더욱더 증대시켜 시장에서 LG화학의 주주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증권가 “물적분할, 장기적으로 긍정적” 입 모아…매수 기회 조언도

증권가에서는 배터리사업 물적분할 이후에도 LG화학의 기업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고 신설법인이 IPO를 한다고 해도 당장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물적분할이 장기적으로는 LG화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조언까지 나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LG화학에 대해 투자의견 ‘강력 매수Strong Buy)’를 유지했다. 황 연구원은 “이번 LG화학의 물적분할은 배터리 지배력 희석화에 따른 가치 감소보다 재무부담 축소와 고속성장에 따른 배터리 가치 상승효과와 거래소 프리미엄 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 95만원까지 인내하고 기다릴 때”라고 말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지난 이틀간 11.2% 하락했으나 이를 매수 기회로 삼기를 권고한다”며 “ 물적분할을 통해 전지사업부문이 100% 연결 자회사가 될 것이기에 기업 실적 및 주주가치 펀더멘털에 변경사항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회사가 IPO를 당장 추진한다 하더라도 최소 1년이 필요할 것으로 언급하고 있고 IPO 시기도 미정으로 단기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게 자금조달 이슈 이외에도 분사가 꼭 필요한 작업이며 중장기 주주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실상 지분율 80%와 100%가 가지는 의미는 크지 않고 오히려 일부 자금을 IPO를 통해 조달하고 사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더욱 긍정적이다.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을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지 부문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점이 아쉬울 수 있으나 분사로 인한 지분율 희석이 크지 않으며 국내 또는 해외 상장으로 적정 밸류에이션 부여, 화학과 양극재를 포함한 재료사업 확대(M&A 가능성), 바이오 사업까지 전방위적인 투자가 가능한 점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9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전날 LG화학 목표주가를 기존 81만원에서 93만원으로 올려잡고 최근 주가 조정을 기회 삼은 ‘확신 매수(Conviction Buy)’ 전략을 제시했다. 노 연구원은 “원론적으로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가치에 변화가 없지만 주가 약세 배경은 향후 전지사업부문 단독 상장 우려, 전지사업부문 사업 가치의 추가 리레이팅 여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풀이된다”며 “전지 신규법인의 강화되는 헤게모니와 존속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발생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호재라는데…개미들 LG화학 내던지는 이유는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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