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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재테크 판 커진 세 가지 이유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20-09-01 18:40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잠실 롯데 에비뉴엘에서 구매한 미개봉 새 상품입니다. 구매시 셀러와 함께 하자 확인 잘했습니다. 인상 후 846만원이지만 770만원에 판매합니다.”

지난 6월 샤넬이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직후 한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샤넬 클래식 플랩 백 미디엄을 판매하는 글이 올라왔다. 올해 초만 해도 715만원인 제품을 가격 인상 후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거래는 금세 완료됐다. 판매자는 76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셈이다. 예금 이자율로 따지면 23% 수준이다.

사진 = 샤넬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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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통상 매년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한다. 이를 이용해 시사차익을 얻는 것을 '샤테크(샤넬+재테크)'라고 부른다. 샤넬뿐만 아니다. 차익을 기대해볼 만한 신발(슈테크), 롤렉스(롤테크)도 리셀(Resell·한정판 상품을 구입했다가 프리미엄을 받고 재판매하는 것) 대상이다.

리셀 시장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의류부터 신발, 가방, 우산 등 잡화에 이르기까지 품목은 다양하다. 샤넬의 경우처럼 가격 인상 후에도 인기가 그대로라면, 한정판이 아니어도 희소성을 가진 제품이라면 사뒀다 되파는 게 무조건 이익이다. 최근 국내에서 '리셀 재테크' 판이 커진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① 쉬운 접근

리셀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다. 복잡한 용어부터 시스템을 이해해야 하는 금융상품과 달리 리셀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거리가 좁다. 명품을 사봤거나 리셀러(Reseller·리셀을 하는 사람), 혹은 리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온라인 커뮤니티나 명품 매장 직원 등을 통해 직접 발품을 팔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격 인상 전이나 한정판 제품이 풀리는 날이면 '밤샘 줄서기'로 구입해 큰 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도 다른 투자법에 비해 매력적이다.

② 브랜드들의 부추김

브랜드들의 부추김도 한몫한다. 그간 쌓아 둔 명품으로써의 명성을 이용해 매년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현상을 만든다. 브랜드들이 사치재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격 인상이다. 때문에 샤넬과 티파니앤코, 까르띠에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매년 가격을 인상해 '몸값'을 높이는 작업에 집중한다. 저렴할 때 구입해뒀다 시장에 팔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브랜드가 만드는 셈이다. 나이키처럼 분기마다 한정판 제품도 내놓는 브랜드도 있다. 이런 상품은 일정 기간만 생산하고 단종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희소성이 갖는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때문에 가격 또한 고공상승할 확률이 높다.

③ '명품 하나쯤 갖고 있어야지!'라는 인식

'명품 하나쯤 갖고 있어야지'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명품 수요가 대단한 시장이다. 따라서 리셀 시장은 자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럭셔리 상품 시장 규모는 14조8000억원 수준으로, 세계 8위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먼저 한국에서 가격을 기습 인상하고 다른 국가에 순차 적용할 정도다. "샤넬 가방은 오늘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매장보다 저렴한 리셀 시장으로 모여든다. 매장에서 완판된 상품은 리셀 시장에서 구해야 한다는 것도 관련 시장이 커지게 하는 요소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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