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장기 저금리와 인플레이션 상승 유지 발언 등에 여파로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익률곡선통제(YCC)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 발언도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익률 한도제 및 목표제는 현재 환경에서는 타당하지 않다"면서도 "미래에 환경이 크게 바뀐다면 위원회가 도입 가능성을 다시 평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 내린 92.19에 거래됐다. 한때 92선 아래로 내려서기도 했다.
따라서 전일 달러 약세를 가격에 반영한지 못한 달러/원은 이날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미 주식시장이 틱톡을 둘러싼 미중 갈등 재료에 하락세로 돌아선 점은 달러/원 하락에는 분명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나흘 만에 반락했다. 전장보다 223.82포인트(0.78%) 낮아진 2만8,430.0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70포인트(0.22%) 내린 3,500.31을 기록했다. 8거래일 만에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79.82포인트(0.68%) 높아진 1만1,775.46을 나타냈다. 월간으로는 다우가 7.6% 올라 3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도 7% 높아지며 3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이날 달러/원 주변 가격 변수는 달러/원 상승과 하락을 모두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재료에 좀 더 달러/원이 반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달러/원 상승 반전을 이끈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기세가 잦아들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할 때 달러/원은 1,185원선 하향 이탈과 함께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외국인의 폭발적인 주식 순매도는 리밸런싱 자금으로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83~1,189원선 사이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에 반해 그간 달러/원의 하락 속도가 더디게 진행된 만큼 시장에는 그만큼 하락 압력이 내재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하지만 다시 틱톡 문제로 미중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 상승 동력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아 달러/원의 하락 역시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