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5월에 제시한 –0.2%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은 모습을 고려했을 때 국내 경기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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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만 “아직은 기존에 제시했던 워스트 시나리오(-1.8%)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라며 “이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세의 진정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국내경제는 민간소비가 경제활동 제약 완화,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반등했으나, 수출 감소세와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의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축소 등에 힘입어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대외여건을 보면 5월 이후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돼왔고, 경제위축이 완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주가는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상당 폭 하락했으며 장기시장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0.50%로 동결하기로 의결했다. 금통위의 결정은 전원 일치였다.
앞서 지난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0.50%포인트, 0.25%포인트 전격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데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시장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결정은 최근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만약 국내경기 부진이 더욱 심화해 통화정책의 추가적인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시에는 대출, 공개시장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도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오늘 금통위에서는 SPV의 회사채 매입기구에 관한 의결은 없었다”라며 “내일(17일) 임시 금통위를 개최해 회사채 매입 한도와 조건을 내일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3차 추경이 발표되고 국고채 발행이 크게 확대됐지만, 장기시장금리는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만약 향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던지 시장의 불안 심리가 발생할 때는 지체 없이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최근 주택 시장 안정화를 향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만큼, 주택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이는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