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14일 오전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 회의)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서울 잠실(5개), 소공(2개), 양평(1개) 등 3개 거점에 마련된 8개 회의실에 소그룹으로 모여 화상으로 참여했다. 본래 4~5일 동안 진행되던 회의였지만 올해는 이날 하루만 열렸다.
"코로나19 대비 안전성을 확보하고 향후 대응 관련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라는 게 롯데의 공식 입장이지만, 일본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5월 초, 국내 경영에 복귀해 첫 메시지로 효율성 중심의 '근무 혁신'을 주문한 신 회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 회장의 주문 이후 롯데지주는 자율복장제를 도입했고 일부 계열사들은 주 1회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임원, 4개 BU장 및 임원, 계열사 대표이사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은 “DT(Digital Transformation)를 이루고 새로운 사업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재확인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국제무역, 세계화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생산 최적화를 위해 많은 생산시설이 해외로 나갔지만, 지금은 신뢰성 있는 공급망(Supply Chain) 재구축이 힘을 받고 있고 투자도 리쇼어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업을 진행할 때에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롯데 계열사 간 시너지와 CEO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롯데는 롯데 계열사 통합 온라인 몰 '롯데온'을 선보이는 등 협업을 중시하고 있다. 신 회장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 간 시너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업무상의 낭비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CEO가 해야 하는 첫번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초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롯데 사업장들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그는 현장을 방문해 보니 “직접 가서 보니 잘하는 것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보였다”며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화상회의 경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동빈 회장은 “1~2년에 한번씩 방문해왔던 해외 자회사의 업무 현황을 이제는 언제라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