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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와 금융시장의 제한적인 반응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17 15:30

자료: 달러/원 추이..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달러/원 추이..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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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막말 퍼레이드를 벌이던 북한이 16일 기어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북한은 선전 매체를 동원해 탈북자들의 삐라를 문제 삼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욕설을 했다.

말에 그치지 않고 남한이 건설과 유지에 200억원 넘게 들인 청사 건물을 폭파해 버렸다.

이런 극단적 행동은 국제 사회와 한국의 관심을 끄는 전략이다.

삐라는 핵심이 아닌 핑계거리이며, 위기에 몰린 북한이 거친 도발을 통해 이목을 끌고자 한다는 평가가 많다.

간밤 미국 금융시장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국내 금융시장은 남북 관계 추이를 지켜보면서 사태가 얼마나 악화될지 주시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사태를 통해 경험이 많이 쌓여 있다. 이미 이런 일에 이골이 난 만큼 크게 긴장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융시장에 영향이 있긴 하지만 크지는 않다"면서 "환율과 외국인 매매는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북한의 막말 잔치

최근 북한은 남한의 당국자들에게 수모를 주기 위해서 옥류관 주방장까지 동원하면서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오수봉 옥류관 주방장의 13일 발언은 큰 관심을 모았다.

옥류관 주방장은 '조선의 오늘'이라는 선전매체에 "(문 대통령이 일행이) 평양에 와서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한 일도 없는 주제에 오늘은 또 우리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고 썼다.

그는 "남조선당국자들이 탈북자들의 이른바 ‘최고 존엄 모독’을 막지 못하는 ‘망동짓’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 주방장이 썼다는 글엔 이보다 더 심한 표현들도 많았지만, 그대로 인용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말이 거칠었다.

북한의 김여정 제1부부장도 연일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특히 6.15선언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하는 등 일부러 남한 비난하기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외교상의 비밀도 까발리면서 남한을 자극하고 있다.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왔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정의용 실장이나 서훈 국정원장을 특사로 보낼 의향을 타진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일부러 모멸감 주기 전략을 취했다.

■ 북한의 막발과 남한의 경고

북한은 미국과 협상을 벌였으나 얻은 게 없었다.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와 김정은 모두 성과를 챙기고 싶어했으나 북한은 핵을 폐기할 수 없었으며, 트럼프도 딱히 선물을 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을 이용해 자신의 인기나 지지율을 높이는 데 관심이 있었으나 성과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에 따라 북한은 태세 전환을 통한 긴장감 조성을 노렸다.

김정은 위원장 신병 이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북한 내부적인 갈등과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사회 불안을 남한 때리기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추론도 많다.

아무튼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면서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 쪽에선 북한의 막말에 대해 '미국 책임'이라든지 '이해가 된다'는 반응들도 나왔으나 북한이 청와대의 심기를 너무 건드리자 정부도 발끈한 상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북측의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우리 측이 현재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는 발끈했다.

윤 수석은 북한이 대북 특사 제안을 공개한 데 대해 "비상식적 행위"라며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했다.

■ 남북 관계악화 금융시장에 '제한적' 영향...향후 추이 주목

이날 장중 금융시장의 한국물 전체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이 막말을 계속 쏟아내고 우리 정부도 발끈하면서 긴장감이 반영되는 모습이 나타났던 것이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점심시간 직전 청와대가 이전과 다른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남북 경색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환율은 오르고 주식은 내렸다"면서 "채권도 약해져 잠시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력 도발 등 큰 사건이 아니면 금융시장이 반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들도 강했다.

C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북한이 계속 막말을 하고 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는 기괴한 행동을 했지만,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남북 관계 악화와 긴장 고조가 국내 금융시장에 좋을 건 없다"면서 "외국인이 등을 돌리면 사태가 더 악화된다"고 말했다.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5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던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D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남북관계 악화의 영향이 있긴 하다.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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