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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5월 금통위의사록에서 찾아보는 이일형·조동철·신인석 전 위원의 흔적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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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은행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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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5월 금통위 금리결정회의에서는 금통위원들이 모두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평가받았던 조윤제 금통위원이 주식을 팔거나 신탁하지 않아 회의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참가한 멤버들은 경기와 물가에 대해 우려하면서 금리를 0.5%로 낮추자는 의견을 냈다.

금통위원들은 경기와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 금리를 내려 경기 하방리스크를 줄이자는 데 뜻을 모았다.

5월 금통위는 이일형·조동철·신인석 위원이 퇴임하고 서영경·주상영 위원이 참석한 첫 번째 금리결정회의였다.

■ 역대 최저 기준금리 실험한 금통위원들..경기·물가 우려 표명

금통위의사록엔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와 보유주식 문제로 불참한 조윤제 위원을 제외한 5명의 견해가 담겨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경기와 물가를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다.

전염병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다는 얘기들을 했다.

16일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조사국에서 발표한 경제전망을 보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이 대부분 상반기에 집중되고 하반기 이후에는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대내외 감염병 확산이 상반기 중 정점을 지난다는 특정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B 위원은 "민간부문의 대차대조표 악화는 경제 전반의 축소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채무상환 부담을 포함하는 제반 금융비용을 덜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정부 또한 국채 발행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재원조달 비용의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정책과의 조합을 지향하는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므로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국고채 매입을 통하여 시장 전반의 금리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금통위를 대표했던 비둘기파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전달에 퇴임했지만, B 위원은 이들의 뒤를 이어 적극적인 완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기준금리 0.50%는 한국경제 역사상 최저수준이지만 명목GDP 성장률이 0%에 근접할 정도의 전례 없는 환경에 처한 만큼 충분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또한 주요 선진국과의 금리차를 고려할 때 급격한 자본이동을 촉발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향후 더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C 위원은 "현재는 GDP갭의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낮은 물가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갭의 마이너스 폭 확대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대응방안도 신속히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록에선 B위원과 C위원의 비둘기 색채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기준금리 역대 최저치 경신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었던 만큼 금통위원들은 이에 맞는 경기와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D 위원은 "가능한 한 코로나19 충격이 성장기반의 영구적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며, 이를 위해 추가 금리인하를 통해 민간의 금융비용과 정부의 재정부담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물가의 경우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모두 0%대 초반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B위원과 C위원은 조동철·신인석 전 위원 느낌..E 위원은 이일형 위원 생각나게 해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우려가 커진 만큼 부동산 안정과 같은 금융안정 이슈는 기어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유화적인 모습을 보인 B·C 위원은 금융안정에 신경 쓰기엔 경기 상황이 안 좋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B 위원은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 상황에서 이는 통화당국이 우선 순위를 두고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동성 확대는 한국에선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급등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주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레버리지론 확대, 비우량 회사채 비중 확대로 이어졌다.

C 위원은 "과도한 유동성 내지는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면서 "하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금융안정 문제도 균형감을 가지고 고려하자거나, 이 문제를 중시해야 한다는 시각이 소멸된 것은 아니었다.

D 위원은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지면서 금융불균형과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만한 수준에 그치고 있고, 과거 국제금융 불안시기와 달리 외국인 증권투자가 우리 경제의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순유입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융안정을 강조해 퇴임한 이일형 위원을 생각하게 하는 발언도 있었다.

E 위원은 "실물경제 부진과 금융시장 개선 사이에서 괴리가 과도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 개선이 실물경제 개선으로 파급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금융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극적인 통화정책 완화가 중장기적 시계에서 볼 때 경제주체들의 수익추구 성향 강화, 풍부해진 유동성의 특정 자산시장 쏠림과 자산가격 상승, 부채누증에 따른 상환부담과 부실위험 증대 등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의견은 금통위를 대표하는 매파로 활약했던 이일형 전 위원의 입장과 비슷한 것이다.

이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는 성장과 물가를 부양할 필요성이 금융불균형 심화를 억제할 필요성보다 시급하다고 판단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0.25%p 인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면서도 토를 달았다.

그는 "앞으로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 변화와 주요국 통화정책방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금융불균형 측면뿐 아니라 정책유효성이나 자본유출 가능성 측면에서도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여지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 '거물' 대접 받았던 조윤제 위원 향후 행보도 관심

보유 주식 문제로 첫 금리결정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조윤제 위원의 의견은 '정부와 궤를 같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조 위원은 기재부 장관, 한은 총재 후보 등으로 꾸준히 거론될 만큼 '거물'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유 주식 때문에 첫 금리결정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두고 그를 비판하는 사람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식 팔기 싫어서 금통위에 나가지 못하는 조 위원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게 사실"이라며 "공직자는 사익보다 공익을 앞에 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아무튼 조 위원의 성향은 그냥 정부라고 본다"고 했다.

3명의 새 얼굴이 들어온 첫 금리결정회의에선 나름 대로 비둘기파적, 매파적 성향들이 보인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 출신들은 코로나 위기를 맞아 상당부분 비둘기파 성향을 강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열 총재가 정부정책에 보조를 맞춘 영향이 작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의사록엔 매파, 비둘기파적 발언 다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인하는 했지만, 재정의 역할을 통화정책이 수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냄새가 난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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