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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 창립기념사·통신보고서에 노출된 고민과 평가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1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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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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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주 후반엔 한은이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와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 창립기념사를 통해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한번 더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은이 과거 위기 때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당국의 완화 스탠스는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근처로 내려와 있어서 한은이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할지 관심을 보여왔다.

■ 한은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 적절히 활용..준재정적 역할 요구에 대한 고민도

지난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창립 기념사를 통해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신용흐름 유지를 위해 필요시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하고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 필요성 등 일각의 요구에 대해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는 모습도 보였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의 재산인 발권력을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중앙은행이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지만 ‘크라이시스 파이터(crisis fighter)’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며,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회적 컨센서스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선 가운데 '큰 정부, 큰 중앙은행'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시장에서도 한은,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상당기간 완화적 스탠스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평가는 가능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겠으나 정책 당국의 경기 인식은 추후 행보들과 직결될 수 있는 일종의 편향성(bias)을 갖고 있다"면서 "최근 한은, 연준의 입장은 추후 완화적 행보를 이어가기 위한 복선의 의미로 풀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통화당국들은 지금 상황에서 자칫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 발행할 수 있는 부작용이 상당하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면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생각조차 안 한다는 말 등으로 시장을 달랬고, 이주열 총재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지금 시점에서 통화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사안은 금리 상승이란 것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라며 "여전히 중앙은행의 풋(put)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연준 수장들의 이름을 딴 중앙은행 풋의 역사가 파월 풋, 이주열 풋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그러나 "최근 금리가 오를 때 한은이 단순매입에 나서지 않았으며, 기준금리 인하 뒤 금리가 더 올랐을 때도 이를 적극 제어하지 않았다"면서 "한은이 시장금리 전반의 하향 안정을 바라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통신보고서의 '크게 벌어진' 장단기 스프레드 거론에 대한 평가

지난주 금통위에서 의결한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한은은 "다양한 정책수단의 활용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성장세 부진이 예상되고 수요측면의 물가 압력도 낮을 것으로 보여 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이주열 한은 총재가 한은법 내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여전히 한은은 다양한 정책수단 실험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통신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실시한 정책효과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평가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국고10년 금리는 3월 23일 1.72%를 단기고점으로 하락전했다"면서 "한은의 조치들로 국고채 금리뿐만 아니라 회사채 금리 등이 전반적인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국고채 매수-매도호가 스프레드(Bid-Ask Spreads)도 4월 중순에는 연초 수준을 회복하는 등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금요일엔 한은의 금리 수준에 대한 평가가 시장에 변동성을 일으키기도 했다.

통신보고서는 "국고채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으나 만기 10년 이상 장기금리는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채권공급 확대 우려 등으로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제한됨에 따라 수익률곡선은 이전보다 가팔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올해 국고채 순증 발행예정액(본예산 기준 70.9조원)이 1~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13.7조원 늘었고, 3차 추경(국채발행 23.8조원)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더욱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급부담이 커브는 세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국고채(10년) 금리 수준은 경기상황, 기준금리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높은 편으로 보인다"면서 "5월 말 현재 국고채(10년)금리와 기준금리 간 격차(87bp)는 2005년 이후 경기수축기 평균(67bp)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경에 따른 채권 수급부담이 중장기 만기구간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침에 따라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간 금리 격차(5월말 54bp)도 경기수축기 평균(37bp)을 큰 폭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보고서의 이같은 서술을 보면서 한은이 향후 커브를 좀 눕히지 않을까 기대했으며, 다른 쪽에선 현상에 대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엔 여전히 이 대목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모습도 남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한국은행의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추경에 따른 채권 수급 부담에 따라 3y/10y 스프레드가 경기 수축기 평균(37bp)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현재 국내 장기금리가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급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주열 총재가 이미 수급 부담으로 인한 금리 상승 시 적극적인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주 나온 통신보고서는 사실상 단순매입의 명분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금리 정책 외 국채 매입을 통해 통화완화의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의 단순매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은의 단순매입 액션이 생각처럼 잘 나오지 않아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들도 많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10년-3년 스프레드가 경기 수축기에 비해 크게 벌어져 있는 건 사실이지만, 물량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한은이 액션을 보여주기 전에 시장이 먼저 스프레드를 적극적으로 좁히기도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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