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연구원은 "디플레이션은 경기불황이 디레버리징을 유발하고, 은행시스템 부실화로 인해 통화공급량(광의통화)이 위축될 때 본격화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대공황 시절엔 통화공급량과 예금잔액의 감소(bank run)가 동반돼 디플레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디플레이션에 근접했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지금은 특정 주체의 디레버리징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디플레 환경과 큰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도덕적 해이 논란에서 자유롭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주저없이 본원통화를 확대시키고 있다"면서 "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없다는 점에서 이들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확대(=본원통화 증가)가 광의통화의 팽창으로 연결 중이며, 그 기저에는 예금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M2 증가율은 2020년 5월 기준 23.1%로, 194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유로존(M3)과 일본(M3+양도성 예금증서) 광의통화는 전년대비 8.4%와 3.0% 증가(2020년 4월 기준)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각각 2009년과 2017년 이후 최고치다.
중국의 5월 M2 증가율은 11.1%(2016년 말 이후 최고치)이며, 총사회융자 증가율 역시 기업신용을 중심으로 11.7%까지 올라 왔다.
이 연구원은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5월 핵심소비자물가(Core CPI)가 전년대비 1.2% 상승에 그치며 시장 예상(1.3%)을 하회했고 중국 5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현재가 인플레이션 국면이 맞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지만, 디플레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고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