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기재부
이미지 확대보기기획재정부는 하반기에도 국채발행 여건이 우호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3차 추경으로 국채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 데다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 발행 등도 예비돼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금리가 급등할 경우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정부의 인식과 적극 대처 의지 사이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들이 엿보였다.
■ 기재부 "하반기도 국채 발행 여건 '우호적'..금리 급등시 적극 안정조치"
양충모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12일 10시 국채시장 투자기관, 민간 전문가와 함께 '국채시장 점검 간담회'를 개최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재정관리관은 "증가한 국채 발행량에도 불구하고 정책 지원, 큰 폭의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현재까지 국채가 안정적으로 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지원의 예로 기준금리 인하(△75bp), 한은 국고채 매입(1.5조원×2회), 기재부의 프라이머리딜러(PD) 인수여력 보강 등을 거론했다.
외국인 채권 순투자는 2018년 15.3조원, 2019년 9.9조원 늘어난 뒤 올해는 5월까지 19.4조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험사ㆍ자산운용사의 꾸준한 중장기물 수요, 외국인 채권투자 유입 지속 등 견조한 수요기반이 하반기에도 무난한 국채 발행을 이끌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다만 국채 발행량 증가에 따른 수급부담이 국채시장에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사태 악화시 단호히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관리관은 "금리 급등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극적인 안정조치를 통해 즉각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시장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등 안정적 국채시장 관리에 총력을 다 하는 한편 소통 과정에서 논의된 사항을 향후 국채 발행 및 유통시장 관리, 관련 제도개선 등에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채권시장, 기재부 낙관적 '레토릭' 지적
시장에선 늘어나는 채권 물량공급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기재부 차관보가 안정적 수요기반을 거론한 것은 지나치지 않나 하는 평가가 나온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상반기에 국채발행이 잘 됐다고 하반기에도 잘 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좀 낙관적인 접근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험사는 해외물 등에 눈독을 들일 수 있고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상반기 보다 약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발행 물량은 크게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차관보가 하반기 발행여건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입장에선 앞으로도 국채 소화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갈 필요성이 컸던 것이란 해석도 보였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기재부의 발언은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채 발행 여건이 진짜 우호적이라면 불안정한 상황을 강조할 필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관보가 금리 급등 시 적극 대응하겠다고 한 것은 국채 발행 여건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향후 물량 증가에 따른 부담 때문에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스탠스를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재부의 '발행 여건 우호적'이라는 레토릭이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2021년 예산으로 2020년 대비 6.0% 증가한 542.9조원을 요구했다. 기재부는 부처 요구안 등을 토대로 2021년도 정부 예산안을 마련해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가장 큰 덩치를 차지하는 복지 예산이 10% 증액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경기상황, 세입ㆍ지출소요 등 재정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수립 등 요구안 접수 이후의 정책여건 변화에 따른 추가요구도 반영해 예산안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재부는 "국정과제 등 필수소요를 제외한 재량지출에 대한 10%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한국판 뉴딜, 부처간 협업과제 등 핵심과제에 재투자해 재정지출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료: 기재부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