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달러 약세와 미 주식시장 조정 등 달러/원의 하락과 상승 요인이 겹친 데 따라 이날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거나, 달러/위안 하락 움직임이 확인된다면 달러/원은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밤 사이 글로벌 달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를 앞두고 일찌감치 하방 압력을 받다가, 연준이 성명에서 비둘기적 정책 기조를 밝히면서 낙폭을 더욱 늘렸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42% 내린 95.92에 거래됐다.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95.72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미 주식시장 조정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6% 낮아진 7.0508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역외환율은 7.0671위안을 나타냈다.
FOMC는 오는 2022년말까지 현행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한편, 양적 완화 규모도 더는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OMC는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에도 미 주식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발언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인상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정책수단을 추가로 활용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필요시 채권 매입도 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영구적 손상을 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에 뉴욕 주식시장은 장 막판 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2.31포인트(1.04%) 낮아진 2만6,989.9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04포인트(0.53%) 내린 3,190.14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이틀 연속 내렸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66.59포인트(0.67%) 오른 1만20.35를 나타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주식시장이 연이틀 조정을 받았지만,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미 주식시장 재료만으로 달러/원 상승을 내다보기엔 성급한 측면이 있다"면서 "연준의 비둘기적 스탠스 확인에 따른 달러 약세 심화가 달러/원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