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0원 내린 1,19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200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1일(1,193.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달러/원은 경기회복 기대를 타고 진행된 미 주식시장 강세와 달러 약세 영향으로 개장과 동시에 1,200원선을 깨고 내려섰다.
북한이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전면 차단한다고 밝히면서 장중 한때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달러/원은 잠시나마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이내 낙폭을 다시 늘렸다.
북한 리스크에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숏 물량 일부를 거둬들였지만,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 관련 네고 물량이 몰린 데다, 역내 참가자들이 숏마인드를 유지한 것이 달러/원의 하락 기조 유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중 갈등 심화와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 후퇴로 달러/위안도 상승 흐름으로 전환되며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7.0743위안을 나타냈다.
■ 北 리스크에도 숏마인드 지속
미중 갈등에 이어 북한의 통신 연락서 차단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등장했지만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이후 찾아올 빠른 경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미 고용지표 개선 이후 글로벌 달러 약세와 주식시장 강세 등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북 리스크와 미중 갈등이 달러/위안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나 정작 중국과 홍콩 증시 등은 안정된 모습"이라면서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여러 악재보다 시장 재료로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과 같은 액션을 재개한다면 모를까 당분간 달러/원은 경기회복 기대를 타고 진행되는 달러 약세 분위기에 좀 더 편승한 움직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10일 전망…FOMC 경계와 미 주식시장 상승 여부
오는 10일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 진입에 따른 가격 메리트 부각과 경기회복에 기댄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밤사이 미 주식시장이 강세 흐름을 또 한 번 분출한다면 달러 약세를 자극할 것이고, 이는 달러/원의 하락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위원회(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도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성장과 물가 전망치, 금리 방향을 담은 점도표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미 고용지표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평가 등도 시장이 주목하는 관심 사안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미 금융시장은 미중 갈등이나 북한 리스크가 악재로서 주목받긴 힘든 분위기다"며 "당분간 미 주식시장이나 달러는 FOMC 정책과 경제지표 개선 여부, 경제 재개와 경기회복 기대 등에 따라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