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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계 최초’ 5G 서비스 1년, 속도는 LTE ‘뱅뱅’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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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은경 기자

▲사진: 정은경 기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지난해 ‘세계 최초’의 타이틀과 함께 나온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1년이 지났다.

5G는 등장 당시 ‘LTE(롱텀에볼루션)’보다 20배 빠른 통신 서비스’라는 홍보로 전 국민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그러나 상용화 1년이 지난 지금, LTE와 차이를 느끼는 소비자는 거의 없는 듯하다.

지난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G 서비스 가입자는 올해 4월 말 기준 633만9917명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는 지난해 5G 가입자가 500만명, 1년 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겨우 600만명을 넘긴 것이다.

이처럼 5G 가입자 증가세가 예상과 달리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LTE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터넷에서도 LTE 사용자들이 굳이 5G로 옮겨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5G 상용화 초기인 지난해 5월 기자는 부모님의 ‘갤럭시 S10’ 구매 현장에 동행했는데 당시 판매 대리점 직원의 “신도시에 5G 설비가 먼저 구축되므로, 5G 서비스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라는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몇 달 뒤 기자가 5G는 확실히 빠르냐는 질문에 부모님은 잘 모르겠다고 답하셨다. 5G를 사용하는 주변인들에게 물어봐도 대다수가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자신의 폰에는 5G가 아닌 LTE만 뜬다며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컨슈머인사이트가 5G 스마트폰 이용자 3만32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G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30%대에 그쳤다. 반면 LTE 만족도 조사에서는 5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통신 3사가 가장 큰 차별점으로 내놨던 ‘속도’에 사용자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기술적인 문제가 들어가는데 대한민국이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주파수는 3.5GHz 대역이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홍보했던 LTE 대비 20배 빠른 5G를 실현하려면 24GHz 이상인 밀리미터파(mmWAVE) 대역과 6GHz 이하 대역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 쉽게 말해 한국에서는 아직 24GHz 이상인 밀리미터파가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아 속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최근 28GHz 대역 5G 테스트에 성공해 초당 4.2Gbps(기가비피에스)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일본도 올해 상반기 28GHz 대역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 있는 28GHz는 현재 한국이 사용 중인 3.5GHz에 비해 더욱 촘촘하게 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3.5GHz도 제대로 안정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28GHz의 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국내 통신 3사는 28GHz 대역을 위한 기지국 구축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한국의 5G 기지국은 2020년 2월 말 기준 약 11만개로, 상용화 초기인 지난해 4월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LTE 기지국이 87만개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5G 서비스 사용자들은 LTE 대비 20배 빠른 통신 속도를 기대했지만, 설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빛과 같은 속도’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어떤 사용자는 5G 서비스가 완벽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는 데 집착해 무리하게 상용화 시기를 앞당긴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를 내기도 한다.

‘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통신업체들이 5G에서도 경쟁국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두고 폄하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세계 최초’,‘LTE보다 20배 빠른 통신 서비스’라는 화려하고 멋진 수식어에 취해 5G에 정작 필요한 기본 인프라 마련에 우리 통신사들이 너무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5G 상용화 1년을 맞은 지금 되돌아 봤으면 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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