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 슈퍼 추경 기대까지 어우러지며 원화는 여타 통화 대비 더 큰 폭의 강세를 연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0원 내린 1,21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210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4월 29일(1,218.20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원 한때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 마인드 확산에 원빅(10원) 이상 하락하며 1,214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이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달러/위안 반등이 겹치며 달러/원도 낙폭을 줄였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한때 3% 이상 급등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달러/원의 낙폭 축소도 일정 수준에서 제한됐다.
서울환시 마감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157위안을 나타냈다.
■ 가격 메리트 불구 역내외 숏포지션 확대
이날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숏포지션을 빠르게 늘렸다.
미 주식시장 상승과 백신 개발 가능성 고조, 국내 추경 재료가 이들의 숏포지션 확대를 자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도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도, 원화 매수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조선업체의 대규모 해외 수주(190억달러 규모)에 따른 달러 매도 물량도 꾸준히 나올 것으로 가능성이 큰 점도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심리를 자극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 증가 소식과 달러/위안 반등에 달러/원이 낙폭을 다소 줄이긴 했지만, 시장 전반에 확산한 달러 매도 분위기를 꺾진 못했다"며 "당분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로 달러/원은 1,200원선까지 점진적으로 레벨 다운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4일 전망…1,210원대 안착 확인
오는 4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주식시장이 미중 갈등과 시위 우려를 딛고 또 한 번 강한 상승세를 연출한다면 달러/원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타고 1,210원대 초반 선까지 내려설 수도 있어 보인다.
다만 달러/위안 환율이 아시아 시장에서 반등에 움직임을 보인 점은 부담 요인이다. 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가 확인돼야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도 유지될 수 있다.
여기에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성 매수세의 유입 또한 달러/원 추가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 수급은 최근 조선업체의 대규모 해외 수주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 등에 따라 공급 우위 속에 놓여 있다"면서 "따라서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무드만 형성된다면 일부 악재 속에서도 하락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