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11.65원 급락한 1,226.8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급락은 지난 주말 사이 진행된 달러 약세와 함께 대중국 제재 내용을 밝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합의 부분이 빠지면서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스탑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제재 내용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무역협상 파기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시장 예상대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권 박탈 정도를 언급하면서 글로벌 자산사장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중국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한 점 역시 달러/원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전월 49.4에서 50.7로 상승하며 예상(49.6)을 웃돌았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5명으로 다시 30명대 위로 올라서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웠지만,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약화시키진 못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273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 미중 갈등에 억눌린 원화 매수 심리 다시 살아나
미중 갈등에 따라 연일 급등하던 달러/원이 이날 빠른 속도로 내려앉고 있다.
미중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홍콩 이슈로 미중 무역합의가 파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되면서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도, 원화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도 잦아들면서 서울환시 참가자들 사이에 숏 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의 기자회견은 미중 갈등에도 무역합의는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히면서 자산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가져왔다"며 "미중 무역 갈등에 민감한 달러/원 환율이 오늘 급락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220원대 안착 확인
오후 달러/원 환율은 1,220원대에 무난히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의 강세 유지가 관건이지만, 아시아 주식시장 전반이 강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 역시 장 후반까지 탄탄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달러/원의 급락으로 1,220원대 후반 레벨에서는 저가성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추가 하락은 일정 부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나,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스탑 물량이 워낙 큰 만큼 달러/원의 1,230원대 복귀 또한 여의치 않아 보인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환시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면서 "미 시위 확산에 내려앉던 미 주가지수 선물마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심리가 더욱 강해지는 모양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