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 오전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127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장 대비 0.26% 상승(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앞서 위안화 환율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홍콩 국가보안법 표결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밤 홍콩 역외시장에서 장중 0.7% 급등한 달러당 7.1964위안까지 치솟았다.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달러·위안 환율은 중국발 홍콩보안법으로 촉발된 미중 간 충돌 우려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해 7.2위안 수준까지 근접했다”며 “다만 이번 위안화 약세 현상은 작년과 몇 가지 다른 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 의지가 투영돼 중국이 위안화 추가 절하를 용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 작년의 경우 위안화 약세와 EM 통화가치의 상관관계는 높았으나 현재는 국가별로 차별화되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M 통화지수는 하단이 지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위안화가 추가적으로 절하되더라도 EM 통화 변동성은 작년 대비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여부가 중요한 현 구간에서 EM 통화에 가장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는 달러와 원자재 가격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는 다시 100선을 하회하며 강세압력이 차츰 완화되는 모습이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으로 복귀한 이후 MSCI EM 통화가치는 0.6%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에 연동되는 국가는 역사적으로 중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가”라며 “5월 이후 위안화와 말레이시아 링깃, 한국 원화 등 중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면 중국향 수출 비중이 낮은 인도 루피, 원자재 가격 반등에 수혜를 입는 브라질 헤알, 러시아 루블은 위안화와 오히려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