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가격에 변동성을 선사한 가운데 이벤트를 하루 앞두고 다시금 각 매매 주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전일 오전엔 CD 금리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에 쏠림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왔지만,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금리가 되올랐다.
금통위의 금리결정 결과, 한은의 국채 매입 등 시장안정에 대한 의지, 비전통적인 수단의 동원 여부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에선 계속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다. 바이오기업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백신의 첫 인체대상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예상을 뛰어넘은 신규주택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도 나와 '경제상황이 최악국면을 지났을 지 모른다'는 시각에 힘을 실어줬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0.6% 늘어난 62만3,000채(연율, 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21.9% 급감한 49만채를 예상했으나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컨퍼런스보드 발표에 따르면 미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85.7에서 86.6으로 올랐다. 역시 예상치 82.3을 상회하는 결과다.
하지만 미중 갈등에 대한 경계감은 장 후반 위험자산 랠리에 타격을 입혔다. 블룸버그의 "미국이 홍콩 탄압에 가담한 중국 인사와 기업, 금융기관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 영향이 작용했다.
미국과 중국의 홍콩 문제에 대한 갈등, 그리고 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강의 힘 겨루기 등은 언제든 금융시장에 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재료다. 트럼프닫기

다만 중국은 홍콩 관련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금융허브로서의 홍콩 위상엔 변함이 없을 것이며, 홍콩 사법부의 독립성도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비판에 대해 중국 역시 '내정간섭'을 운운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이 어느 선까지 행동에 나설 수 있을지도 봐야 한다.
■ 美금리, 백신 개발 기대와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반등..다우지수 2% 넘게 급등
미국채 금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경제 정상화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반등했다. 국채입찰 물량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99bp 오른 0.698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14bp 상승한 1.444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21bp 오른 0.1717%, 국채5년물은 1.44bp 반등한 0.3510%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날 450억달러 규모의 5년만기 국채, 그 다음날 380억달러 규모의 7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뉴욕 주가는 큰폭으로 올랐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한 경계감으로 장 후반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다.
다우지수는 529.95포인트(2.17%) 급등한 2만4,995.11에 장을 마쳤다. 사흘 만에 반등한 것이다. S&P500지수는 36.32포인트(1.23%) 오른 2,991.77를 기록했다. 장중 2% 넘게 뛰며 3,000선을 넘었다가 막판 들어 초반 상승분을 절반 가량 되돌렸다.
나스닥은 15.63포인트(0.17%) 상승한 9,340.22를 나타냈다. 나스닥에선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로 중국 익스포저가 큰 반도체주 위주로 부진을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는 위험선호 분위기로 급락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83% 내린 99.03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3% 넘게 상승해 배럴당 34달러대로 올라섰다. 이틀만에 반등한 것이다.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알제리가 공식 판매가격을 인상하며 원유시장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다음달 미국 산유량이 2년 만에 최소로 줄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물은 전장보다 1.10달러(3.3%) 높아진 배럴당 34.3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64센트(1.8%) 오른 배럴당 36.17달러에 거래됐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다음달 미국 산유량이 일평균 1,07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예상대로라면 2년 만에 최소로 감소하는 셈이다.
■ D-1, 외국인 등 매매 주체들 움직임 주시
금통위 이벤트를 하루 앞두고 매매 주체들의 포지션 정비가 오늘도 변동성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듯하다.
이벤트 대기 심리가 작용하는 와중에 특정 매매 주체들의 급작스런 움직임이 가격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전날은 외국인이 3년 선물을 9841계약 순매도했다. 10년 선물은 1528계약 순매수했으나 3년 선물을 대거 팔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장악해 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금통위를 앞두고 다시금 외국인이 단기 선물 매도를 통해 이익을 실현할지 여부 등이 봐야 한다.
국내 기관들도 금리 레벨 부담을 거론하고 있으나 금리 상승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는 게 낫다는 인식도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정책 공조에 나설지, 아니면 한 템포 쉬면서 상황을 더 지켜볼지를 봐야 한다.
한은이 시장 불안 시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의 발언도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들에 대한 한은의 입장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