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 약세, 유가 급등 등에 따라 달러/원의 상승 폭은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와 주식시장이 상승할 경우 달러/원은 상승이 아닌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하튼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지난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이면서 고조됐다.
미 상무부는 해외 반도체업체를 대상으로 미 기술에 기반한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수출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 측도 애플과 퀄컴, 시스코 등 미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맞불을 놓으며 미중 무역분쟁 재료는 지난 주말 사이 자산시장 전반을 지배했다.
이에 달러/위안이 강한 상승세를 연출하며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32% 오른 7.1330위안에 거래됐다. 미중 갈등 확대 우려에 초반 7.1348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도 1,233.00원에 최종 호가되며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1,231.00원)보다 2.05원(스와프포인트 -0.05원) 상승했다.
하지만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미 주식시장도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달러/원이 급등을 보이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달러는 미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 부진에 급락하다가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약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지난 4월 미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6.4% 급감했다. 3월(-8.3%)보다 감소폭이 커진 것이자 예상치(-12.3%)도 대폭 하회하는 결과다.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1.2% 줄었다. 지난 3월에는 4.5% 감소한 바 있다. 시장이 예상한 12.0% 감소도 밑도는 결과다.
반면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미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1.9포인트 오른 73.7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전월 71.8에서 68.0으로 더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도 소비자신뢰지수 개선에 따라 일제히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여기에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7% 가까이 급등, 배럴당 29달러대로 올라선 것도 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끌어냈다. '원유위기 최악은 끝났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낙관적 진단이 유가 급등을 부추겼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달러/위안이 아시아시장에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경우 달러/원의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지난 주말 사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가 오늘도 확인되고 국내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인다면 달러/원의 상승은 극히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218~1,234원선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미중 무역 분쟁 우려 속에서도 유가 급등, 미 주식시장 상승, 달러 약세 등 서울환시 주변 가격 변수는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인 편이어서 달러/원의 상승을 무조건 예단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