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 내린 1,22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225원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20일(1,220.50원) 이후 6거래일만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 미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 약세 등이 겹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미 경제 재개 기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기대가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에 역외 달러 매수가 몰리며 달러/원은 장중 하락분을 모두 반납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규모 실업 경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등도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현재 전날 대비 확진자 14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18명으로 10명대로 줄어든 뒤 열흘째 10명 안팎을 유지했다.
오후장에는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코스피가 상승 반전하면서 달러/원은 다시 내리막을 탔다.
이 과정에서 달러/위안도 상승폭을 줄이며 달러/원의 하락 반전을 도왔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935위안을 나타냈다.
■ 역외 롱플레이 위축 속 역송금 수요 지속
국제 유가 급락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등 악재가 등장했을 때 역외는 잠깐 롱플레이에 나서기는 했지만, 이내 롱물량을 거둬들였다. 역내 참가자들도 역외 움직임을 추종했을 뿐 시장 참여에는 소극적이었다.
코스피가 국제 유가 급반락에도 빠르게 회복한 데다, 달러/위안 역시 낮은 고시환율과 경제 회복 기대에 상승폭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롱플레이를 자제하며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시장 반응을 지켜보려는 눈치였다"면서 "하지만 서울환시 수급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잔여 역송금 수요가 꾸준해 달러/원의 하락폭 극히 제한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 29일 전망…경기 부양책과 유가 흐름 주목
오는 29일 달러/원 환율은 각국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와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정책회의가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 또다시 폭락세를 연출한다면 달러 강세와 함께 달러/원도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한발 리스크가 재부각될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과 유럽이 경제 재개와 함께 추가 경기 부양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서 시장이 쉽사리 리스크오프로 빠지진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유가 급락세가 워낙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서울환시는 북한 리스크까지 떠안고 있어 달러/원의 가파른 하락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