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증 연구소장이 '이번 주가 지나면 미 바이러스 대응 호전 시작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자 지난밤 사이 미 금융시장은 리스크온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해온 경제활동을 조속히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하고 '미 경제가 전에 없이 번창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자산시장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에 미 주식시장은 급등했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하락 압력이 이어지며 1,214.80원 수준까지 내려섰다.
미 미 민주당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성명서를 통해 정부 추가 부양 패키지 외에 추가로 병원 대상 1,000억달러 프로그램, 주 및 지역정부 대상 1,500억달러 프로그램를 희망한다고 밝힌 점도 시장에 리스크온 무드를 가져왔다.
특히 유로존이 바이러스 사태 대응을 위해 준비하던 공동채권 발행 무산 소식이 유로화를 끌어내리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8% 오른 100.1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0855달러가 0.34% 낮아졌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 강세에도 위험자산 주목받은 탓에 상승폭이 제한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8% 오른 7.0727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역외환율은 7.0762수준 위안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보다 바이러스 사태 완화 기대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지배한 만큼 이날 달러/원 역시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어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바이러스 사태 완화 기대뿐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및 기타 산유국들(OPEC+)이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오늘 국내는 물론 아시아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무드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은 1,215원선 아래로 내려설 가능성이 크며, 국내 주식시장 상승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추이가 확인되면 1,210원선 초입까지 하락 압력이 강화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재료는 당분간 시장에 희망과 불안을 교차해가며 안겨줄 것"이라며 "따라서 오늘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코로나19 완화 기대로 서울환시에서 숏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지만, 포지션 자체를 크게 가져가진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달러/원의 낙폭이 예상보다 제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원이 1,210원대 초반 레벨까지 내려서려면 미국발 훈풍과 함께 국내 외국인 주식 순매도 패턴에도 변화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