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팬데믹 양상으로 진화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동시에 각국의 경기 대응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돼 금융 가격변수의 급등락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미국 금융시장에선 금리가 20bp 넘게 오르고 주가지수가 4%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전날 국내 금융시장 개장전 알려졌던 트럼프닫기

국내 시장에도 알려졌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즉 "의회와 소득세 감면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대대적 경제대책을 발표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행정부 관료들은 "대통령의 부양책 예고 발언을 듣고 놀랐다. 부양책 세부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미국 방송 CNBC가 보도하자 뉴욕 주가는 장 초반 3% 내외의 급등분을 모두 토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근로소득세 감면을 오는 11월 대선 때까지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하자 가격이 다시 뛰는 등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경기침체 우려를 강화한 가운데 이제는 각국 정부와 통화당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느냐가 관건이 됐다.
수요와 공급 우려가 맞물려 10% 급락했던 유가도 10% 반등하면서 일단 전염병과 공급 대응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재정부양책 예고 발언, OPEC+의 추가 감산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가 추락하던 유가의 흐름을 일단 되돌려 놓은 것이다.
■ 급등락 반복하는 금융가격 변수..美금리 20bp 넘게 오르고 주가는 4% 넘게 뛰어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10일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24.08bp 급등한 0.8077%를 기록했다. 사흘간 50bp 가까이 폭락한 뒤 크게 뛴 것이다.
미국채2년물은 14.14bp 오른 0.5342%, 국채5년물은 19.15bp 상승한 0.6687%를 나타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로 국채가격은 급락하고 주식가격은 크게 오르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있는 상태다.
다우지수는 1,167.14포인트(4.89%) 높아진 2만5,018.1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35.67포인트(4.94%) 오른 2,882.23을 나타냈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나스닥은 393.58포인트(4.95%) 상승한 8,344.25에 거래됐다.
달러화지수는 1.5% 넘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1.65% 급등한 96.46에 거래됐다. 초반부터 수익률을 따라 가파르게 레벨을 높이며 일중 고점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 금융 가격변수 급등락 지속...각국 당국 대응강도 주목
최근 거침없이 빠졌던 미국 금리와 비교하면 국내 금리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미국보다 금리 인하 룸이 적은 데다 한은이 정책목표 중 하나인 금융안정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랠리의 폭을 제한한 것이다.
전날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1.082%로 상승했다. 국고10년 금리는 1.355%까지 올라 최근의 스프레드 축소 흐름을 한박자 쉬는 모습을 나타냈다.
강세 무드 시엔 국고3년 1%에 대한 경계감으로 커브 플래트닝에 매진하다가 분위기가 바뀌면 장기 금리가 더 오르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10년 선물이 3일째 장중 '원빅'이라는 큰 변동성을 보여준 가운데 계속해서 전염병 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환율 등 주변시장 흐름과 외국인 매매 동향, 그리고 레벨 부담 정도를 가늠하면서 등락을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둔화가 나타났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31명 늘어 증가폭이 확연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밀집지역의 감염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서울 구로구 지역의 한 콜센터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 대구·경북지역 신천지교회 신도에 대한 검사가 거의 마무리돼 감염자 증가세가 한풀 꺾인 측면이 있지만, 이 지역의 외의 증가세는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 발원지 중국을 제외하면 해외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인구 6천만명 정도로 우리보다 1천만명 가량 많은 이탈리아에선 사망자수가 600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금융시장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떤 강도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 계속해서 주목할 수 밖에 없으며, 시장의 변동성도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