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중국 증시와 위안화 약세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광둥성에서 코로나 위기경보를 1단계 낮춘 데다, 본토 내 신규 확진자가 닷새째 1000명을 밑돈 덕분이다. 인민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보탬이 됐다.
우리시각 오후 12시55분, 국내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3.2% 낮아진 수준이다. 2.3% 하락세로 개장한 후 낙폭을 빠르게 확대, 2100선 밑으로 떨어졌다. 호주 ASX200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2.3% 및 1.5% 각각 급락 중이다. 0.4% 약세로 출발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낙폭을 다소 줄여 0.3% 내림세로 오전장을 마쳤다. 일본 금융시장은 ‘일왕탄생일 대체휴일’로 휴장했다. 미 3대 주가지수선물 역시 1.9% 미만으로 동반 하락하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약세폭을 일부 축소했다. 같은 시각,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오른 7.0402위안 수준이다. 오전 한때 7.0561위안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광둥성의 경보단계 하향’ 호재, 인민은행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환율 레벨을 낮췄다. 광둥성 이외에 중국 내 5개 성도 최근 코로나 위기경보를 낮춘 바 있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5% 낮아진 배럴당 52.05달러에 거래 중이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 선물은 오전 한때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달러(1.83%) 뛰며 온스당 1679.70달러로 가기도 했다.
찰스 길램스 RJMG자산운용 이사는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고 있는데 중국 바깥 지역에서 되레 빨라지는 모습"이라며 "이번 서태가 중국 기업들에 미친 타격은 이미 심각하다. 이번 사태의 경제적 타격이 1개 분기에 그칠지, 아니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좀 더 두고봐야 할 문제"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금융시장 주요 재료
국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함에 따라 확진자 증가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감염자 수가 사흘 연속 200명 안팎으로 급증한 가운데, 사망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오전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161명 늘며 총 763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1명 추가돼 총 7명으로 증가했다. 미국과 대만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씩 상향 조정한 가운데, 이스라엘 등 5개국은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중국 본토 내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닷새째 1000명을 하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본토 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는 전날보다 409명 증가해 총 7만7150명에 달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50명 추가되면서 총 259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첸 위루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가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첸 총재는 “바이러스로 역풍 맞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가까운 미래에 맞춤형 지급준비율을 적극 낮출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인 예금금리 인하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말 열린 G20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회의에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미 성장률이 0.5%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