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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리스 존슨의 브렉시트 ‘악전고투기’

장안나

기사입력 : 2020-01-28 00:00 최종수정 : 2021-07-27 21:33

[한국금융신문 장안나 기자] 오는 31일(이하 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예정일.

영국 정부는 오후 11시 카운트다운을 위한 조명 시계장치를 설치하고, 기념주화도 발행할 예정이다. 총리실은 “영국이 EU를 떠나 독립을 되찾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대대적 행사를 준비 중이다.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 3년여가 지났다. 당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찬성으로 이끈 ‘EU 탈퇴 강경파’의 대표적 인사가 바로 보리스 존슨 현 영국 총리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국 혼란 속에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사임하자, 영국인들은 그를 브렉시트 완수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라며 ‘차기 총리 0순위’로 꼽았다.

지난해 7월 영국 제77대 총리에 오른 그는 잦은 말실수와 돌출행동으로 ‘영국판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라고도 불린다.

언론인에서 런던시장을 거쳐 마침내 총리 꿈을 이룬 존슨. 시장 재임 시절 ‘자전거 타고 다니는 괴짜 시장’으로도 유명했다.

존슨 총리는 1964년 뉴욕에서 태어나 영국 명문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했다. 게으르고 괴팍하기는 하나, 쾌활하고 유머 넘치는 성격 덕분에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학창시절 토론클럽 회장과 학생신문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졸업 후 일간 더 타임스, 텔레그래프에서 언론인 활동을 하다가 2001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에는 런던시장에 당선됐으며 2012년 재선에 성공했다.

메이 총리 내각에서 외무장관에 임명됐지만, EU 탈퇴 이후에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남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추진하는 메이 총리에게 반발해 2년 만에 사임했다.

총리로 취임한 이후에는 합의 없는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며 지난해 10월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노딜’ 반대론자 반기로 의회에서 연이어 부결되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다 성추문과 특혜의혹에 막말 논란까지 겪으며 취임 2개월 만에 사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말 브렉시트 예정일을 앞두고 EU와 브렉시트 재협상에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새 합의안마저 영국 의회 벽을 넘지못했다.

존슨 총리는 결국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했고, 돌파구를 마련할 마지막승부수로 조기 총선을 택했다.

그는 총선 캠페인 내내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해소해야만 의료, 교육, 치안 등 국민 우선순위에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강조했다.

이같은 전략이 주효하면서 여당인 보수당은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 브렉시트 완수 발판을 마련했다.

브렉시트 단행에 필요한 EU 탈퇴협정 법안이 영국 하원 문턱을 넘으면서 사실상 EU와의 협상만 남겨 두고 있다.

유럽의회가 법안을 승인하면 영국은 이달 말 EU와 결별하고, 연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기간 안에 EU와 무역협정을 비롯한 미래관계 협상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만큼 연내 무역협정 마무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협상 결과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시간이 매우, 매우 촉박하다”며 “연말까지 양측이 포괄적 합의를 이루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전문가들은 협상시한이 촉박한 만큼 영국이 기본항목에서만 합의한 후 EU를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영국과 달리 EU 회원국들은 이미 무역협상을 경험한 바 있다. 게다가 EU에 대한 영국 수출이 거의 절반에 달하는 반면, 영국은 EU 수출의 10% 수준에 그친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으로 못박은 이달 31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EU와의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싼 불확실성, 노딜 브렉시트 우려 등으로 파운드화는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브렉시트 발효에 따른 공급망 교란 우려 속에 지난해 11월 영국 경제도 위축했다. 영국 경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부문이 전월비 0.3% 수축했고, 제조업 생산은 1.7%나 줄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역시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전달보다 0.6% 줄었고, 같은 달 소매판매 물가는 전월에 비해 0.6% 떨어졌다.

영국 경제지표가 줄줄이 약세를 나타내자 영란은행 금리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늘고 있다. 당장 이달 말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가 낮춰질 것이라는 기대마저 커졌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물론, 그동안 금리동결을 주장해온 실바나 텐레이로 통화정책위원도 금리인하에 전향적 발언을 한 것이다.

텐레이로 위원은 “불확실성 지속으로 영국 경제가 회복되지 못하면 수개월내 금리인하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 캠페인 기간 ‘브렉시트 완수’ 메시지를 일관되게 고수해온 존슨 총리. 이를 위한 그의 악전고투가 본인 말대로 영국이 정치적·사법적·경제적 독립을 이뤄 다시 부활하기 위한 노력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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