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시장이 단기 강세, 장기 약세의 제한적인 흐름을 나타낸 가운데 연말장의 수급 요인을 제외하면 시장이 큰 변동성을 나타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해외 쪽에서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2020년 이후로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20년말 브렉시트 이행기간 종료 후 이를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신평사 피치는 영국의 1월말 브렉시트를 예상하면서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EU 관계 불확실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S&P는 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끌어올렸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감소했다는 이유를 댔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미중 협상의 관심은 차츰 2차 협상 쪽으로 옮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 美금리 소폭 반등하면서 숨고르기..주가도 최고치 경신하면서 소폭 반등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44bp 오른 1.880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75bp 상승한 2.30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02bp 오른 1.6265%, 국채5년물은 0.34bp 반등한 1.7048%를 나타냈다.
미국의 11월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11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1%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0.9%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 가동률은 전월보다 0.7%포인트 높아진 77.3%였으며, 제조업 생산은 전월대비 1.1% 늘며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11월 신규주택 착공도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1월 신규주택 착공은 전월대비 3.2% 증가한 136만5000채를 기록했다. 11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1.4% 늘어난 148만2000채로 집계됐다.
뉴욕 주가는 사상 최대치로 상승했다. 다만 강보합 수준을 나타내면서 오름폭은 제한됐다.
달러지수는 파운드, 호주달러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0.2% 상승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22로 전장보다 0.20% 높아졌다. 전일 국내시장에 알려진 대로 호주달러는 도비시한 의사록 영향으로 약해졌다.
국제유가는 미국 생산지표 호재, 원유재고 감소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일대비 73센트(1.21%) 높아진 배럴당 60.94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61.06달러로까지 가기도 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76센트(1.16%) 오른 배럴당 66.10달러에 거래됐다.
■ 사실상 2명의 인하 주장 확인된 11월 금통위 의사록
전날 공개된 금통위의사록을 보면 신인석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의 물가상승률은 2012∼2013년 큰 폭의 마이너스 GDP갭을 기록한 기간 이후 처음으로 1%대로 하락한 뒤 목표치인 2%에 안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금번 경기부진을 겪고 있다"면서 금리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어느 정도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가운데 이를 교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큰 폭의 경기부진을 다시 겪으며 물가상승률이 0%대로 추가 하락해 기대인플레이션도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는 것이 현재 통화정책이 대응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11월 이벤트 당시 사실상 '2명의 인하주장'이 나온 것이란 평가도 많았던 가운데 조동철 위원으로 추정되는 멤버도 곧 인하를 주장할 뜻을 내비쳤다.
조동철 위원으로 추정되는 멤버는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만 2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본다는 지난 회의의 의결문을 존중하기 위해 다음 회의로 이연하기로 했다"고 했다.
신인석, 조동철 위원이 사실상 1월 회의 때 인하를 주장할 수 있는 가운데 이들 비둘기파들의 스탠스에 나머지 위원들이 어떻게 나올지가 주목된다.
나머지 위원들도 경기, 물가 둔화를 우려하긴 마찬가지였으나 금융불균형이나 부동산 문제를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조 위원이 부동산 문제에 대한 비중을 낮추고 한은의 물가목표에 신경을 쓰는 반면 나머지 위원들은 금융안정 문제도 꽤 비중을 뒀다.
예컨대 일부 위원은 "신용공급과 유동성 확대가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활동 진작보다는 고수익·고위험 투자 확대와 일부 지역 주택시장 불안정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금융불균형 누적 가능성,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우려하면서 비둘기파들의 인하 드라이브 스탠스와는 적지 않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회의에서 사실상 2명의 소수의견이 나온 가운데 신·조 위원을 포함한 4명의 금통위원은 내년 4월까지 3번의 금리결정회의만을 남겨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개장 전 한은은 물가목표 점검 관련 내용을 발표한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4%, 내년을 1.0%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목표까지 가기는 상당히 멀어 보인다.
물가목표제를 경직적으로 적용한다면 금리인하 주장이 계속될 수 밖에 없지만, 구조적 요인 등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한은이나 정부는 여전히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