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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높이 올라 좋고, 오래 걸어 좋은 겨울 숲길을 찾아서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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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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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높이 올라 좋고, 오래 걸어 좋은 겨울 숲길을 찾아서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겨울만 되면 따뜻한 곳으로 숨어버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이불을 박차고 나와 걷고 또 걸으며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다. 당장은 춥겠지만,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은 몸과 마음에 보약임이 틀림없다.

높은 산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굽어보기도 하고, 가족 혹은 친구와 손잡고 숲길을 거닐며 겨울을 나면 어떨까. 가로로 난 길을 걸어도, 세로로 오르는 길을 걸어도 후회하지 않을 겨울 산행을 함께 떠나보자.

얼 듯 말 듯 아슬아슬, 전북 내변산 직소폭포 트레킹

전북 부안은 해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가난한 내가/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던 백석의 시처럼 겨울만 되면 푹푹 내리는 눈 덕분에 부안은 온통 새하얗게 변하기 일쑤다.

그러니 그 하얀 절경을 구경하지 않을 수 없다. 변산8경이라는 내변산 직소폭포는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에도 얼음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 내린다.

하지만 진정한 백미는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실상사를 지나 직소폭포까지 걷는 아늑하고 포근한 숲길이다. 2.2km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길로, 산세도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위치: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산행코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실상사→직소폭포→원암통제소

•거리: 약 4.9km (왕복 4시간)

•문의: 변산반도국립공원 사무소

설산의 능선을 따라 걷는다, 강원도 선자령

선자령이라는 낯선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대관령 근처라고 하면 그제야 단번에 알아챈다. 그만큼 선자령은 그동안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선자령의 매력을 알게 된다면 쉽게 돌아서지는 못할 것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고위평탄면이라는 것. 힘들이지 않고도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볼 수 있어 걷는 걸음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 해발 840m인 대관령 옛 휴게소에서 트레킹이 시작되기 때문에 선자령 정상(1,157m)은 높지만,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하지만 총 10.8km에 약 5시간가량 걸리는 거리라 등산장비는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정상에 세워진 하얀 바람개비 풍차는 이곳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위치: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산행코스: 대관령 휴게소→전망대(새봉)→선자령 정상→양떼목장→휴게소

•거리: 약 10.8km (왕복 4~5시간)

•문의: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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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등산의 명소, 포천 장암저수지-국망봉 정상 코스

국망봉은 경기도 포천시와 가평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우습게 봐선 안 된다. 높이가 해발 1,168m로 경기도 일대에서는 3번째로 높은 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도청에서 설경이 아름다운 겨울 산행지로 선정하기도 해, 공인된 명산이나 다름없다. 사계절 모두 웅장한 자태를 뽐내지만 국망봉의 매력은 단연 겨울. 겨울철엔 주능선 일대에서 설화와 상고대를 쉽게 볼 수 있어 설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체력이 된다면 경기·강원의 경계인 광덕고개(664m)에서 시작해 국망봉을 거쳐 강씨봉까지 이어지는 9시간 이상의 종주코스를 타 보는 것도 좋다.

•위치: 경기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산행코스: 장암저수지→광산골→국망봉 정상→장암저수지

•높이: 1,168m (왕복 약 6시간)

•문의: 포천시청 산림경영 담당

걸어서 저 하늘까지, 지리산 백무동-천왕봉 코스

예로부터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하여 지리산이라 불렸다. 수많은 도인들이 이곳에서 공을 들인 까닭도 이 때문.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산이며,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큰 산이다. 당연히 이 산을 오르는 방법에도 수십 가지 길이 있다.

그 중 백무동-천왕봉 코스는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서 10시간가량 소요된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그만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내륙에서 제일 높은 천왕봉 정상은 항상 구름에 가려져 있어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복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

하지만 지리산8경 중 1경이라는 천왕봉 일출이니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말을 곱씹으며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산행을 시작하는 백무동 탐방지원센터는 일출 2시간 전인 새벽 5시부터 입산이 가능하다.

•위치: 경북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산행코스: 백무동 탐방지원센터→장터목대피소→

•천왕봉→로타리대피소→중산리 탐방안내소

•높이: 약 1.915m (왕복 약 10시간)

•문의: 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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