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장 막판 코스피지수가 하락 전환하면서 채권가격이 오름폭을 키운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선호가 강화될지 여부 등이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8582억원을 대거 순매도했다. MSCI 지수 조정의 막바지 이벤트를 맞아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상당히 컸으며, 코스피지수는 상승분을 지키지 못하고 2.15p(0.10%) 하락한 2121.35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입찰의 경우 12월 발행 물량이 크게 줄면서 무난한 모습이 이어졌다. 외인 10선 매수, 무난한 장기물 입찰 속에 일드 커브가 눌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 협상 소식 등에 따른 등락은 계속되고 있다. 미중 1차 합의는 성사되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힌 상태다.
하지만 미중 합의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부분 가격에 녹아 있으며, 미국채 금리도 이 재료에 밀리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 美금리, 미중 합의 낙관론 불구 하락세 이어가
미국채 금리는 2년물에 이은 향호한 5년물 입찰, 영국 길트채 금리 하락, 월말 리밸런싱 수요 등으로 하락했다.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빠지면서 커브는 불 스티프닝 양상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닫기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bp 하락한 1.7431%,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6bp 내린 2.17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62bp 떨어진 1.5834%, 국채5년물은 1.82bp 하락한 1.5942%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가 410억달러 규모로 실시한 5년물 입찰에서 응찰률은 전월 2.41배에서 2.50배로 상승했다. 낙찰 수익률은 1.587%로, 전월보다 1.7bp 올랐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이 64.8%를 가져갔다.
영국에선 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두고 유고브/스카이뉴스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보수당 지지율이 43%로, 노동당(32%)과의 격차가 11포인트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채10년물 금리는 4.31bp 하락한 0.5590%를 기록했다. 영국 금리가 하락하자 다른 유럽 금리들도 떨어졌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2.6bp 하락한 -0.3747%를 기록했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과 달리 4개월 연속 둔화됐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콘퍼런스보드(CB)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5.5로 전월대비 0.6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10월 신규주택판매도 예상과 다르게 둔화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규주택 판매는 73만3000호로 전월대비 0.7%(계절조정 연율) 줄었다. 시장에서는 70만5000호로 0.6%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월 기록은 70만1000호에서 73만8000호로 상향 수정됐다.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미중 협상 기대감과 베스트바이와 같은 소매주의 호실적인 지수를 지지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5.21포인트(0.20%) 높아진 2만8,121.68, S&P500지수는 6.78포인트(0.22%) 오른 3,140.42, 나스닥은 15.44포인트(0.18%) 상승한 8,647.93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엿새 만에 반락하면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미중 낙관론에 따른 안전자산 메리트 저하 영향이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8.25로 전장보다 0.07% 낮아졌다.
국제유가는 무역합의 기대와 OPEC의 감산폭 확대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40센트(0.69%) 높아진 배럴당 58.4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62센트(0.97%) 오른 배럴당 64.27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1단계 합의 거의 완료..홍콩도 좋은 결과 확신
미중 협상 무드는 좋은 상황이다. 아시아 거래시간 중국에서 나온 낙관론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매우 중요한 합의의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은 아주 잘 되고 있다"면서 "홍콩 상황이 잘 되기를 보고 싶다.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날 아시아 거래시간엔 미중 무역협상 대표들이 또다시 전화통화를 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바 있다.
중국 무역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전날 오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및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전화통화를 진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양측은 상호 핵심쟁점을 논의하고 관련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환구시보는 관세철회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이 일부 남아 있으나 미국과 중국이 기본적으로 1단계 관련 포괄적 합의 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국고3년 1.4%대, 국고10년 1.7% 내외에서 이벤트 대기
채권금리는 장중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국고3년 기준 1.4%대의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4% 근처에선 레벨 부담을 느꼈고 1.5% 위쪽에선 저가매수를 확인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은 장기물 위주로 레벨이 빠졌지만, 최근엔 일단 1.7% 내외에서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1차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점이 강화됐으나 재료가 미치는 영향은 축소된 상태인 가운데 이번주 금통위에서 한은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소수의견이 1명 정도는 나올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한은의 경제관(경제전망)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수 전망가들이 내년 성장률을 2%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이벤트에서 한은 스탠스를 보고 추가적인 진로를 모색할 듯하다.
일단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내년엔 올해보다는 조금 나은 수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강한 편이다.
월말, 월초 지표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3p 오른 100.9를 기록하면서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미중 협상 기대, 주가 상승, 경기 개선 기대감 등으로 일단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현물시장의 외국인 매도 역시 두드러져 주목을 끌기도 했다. 외국인은 국고15-9호(만기 21년 3월)를 6098억원, 국고19-2호(49년 3월)를 600억원, 국고17-2호(20년 6월)를 135억원 순매도했다. 만기 1년반이 남지 않은 15-9호를 대거 팔고 30년 지표도 매도한 것이다.
반면 국고18-10호(28년 12월)를 614억원, 국고16-10호(22년 3월)를 600억원, 국고14-5호(24년 9월)를 465억원 순매수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