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기대로 지난밤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은 리스크온 분위기로 가득찼다. 이날 달러/원도 하락 압력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고조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닫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중국과 예정보다 빨리 부분 무역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다음달 13~19일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앞서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또한 미중 무역합의 기대를 키우는 이유로 작용했다.
특히 미중 무역합의 훈풍에 기업실적 호재가 겹치며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기도했다.
여기에 브렉시트 우려까지 완화됐다.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시한을 3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하면서 글로벌 달러의 강세도 어느 정도 진정됐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27개 회원국이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31일까지로 3개월 연장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서화 작업을 거쳐 이번 결정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울환시를 둘러싼 대외 재료는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주식시장이다. 지수는 미국발 훈풍을 타고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순매도 기조를 꺾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를 접고 '바이 코리아'로 돌아서야지만, 서울환시 수급은 물론 참가자들의 심리도 숏 우위를 보이며 달러/원의 경우 1,160원대 진입 이후에도 추가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은 미중 무역합의 서명까지 위보다 아래가 편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면서 "국내 수급상 현 레벨에선 결제 수요가 우위인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등이 달러/원의 하락을 가로막는 상황인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에 한창일 때 국내 주식 순매도가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됐음에도 이어지고 있는 점은 그만큼 국내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만일 오늘도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진다면 달러/원은 1,160원대 진입 이후 추가 하락폭이 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66~1,171원선으로 예상된다"며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예상보다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가운데 오늘 외국인 주식 순매도까지 이어질 경우 달러/원은 1,160원대 안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