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금리가 빠르게 오른 뒤 이번 주 들어 금리 반락이 나타났지만, 대외 요인 영향으로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중 무역협상에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탈취 관련 이행 방안을 두고 개념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 우리 목적은 중국과 좋은 합의를 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닫기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국이 최근 미국 고위급 무역당국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미 농산물을 적당량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이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다음달 1일로 예정된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관세인상을 연기하는 조건이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향후 협상 전개 상황에 따라 12월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인 휴대용컴퓨터·스마트폰 등 중국산 소비재 관세가 연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최근 미중이 다시 무역협상에 의욕을 보인 뒤 자산시장 분위기가 바뀌었으며, 유럽 쪽 재정 부양 가능성 등도 금리의 하락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경제상황이 변하면 2023년까지 균형재정을 운영하기로 한 독일 정부의 계획이 재검토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베티나 하게돈 재무차관은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전반적 경제상황이나 해외요인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면 재정계획 맥락에서 결정이 이뤄질 것이며 연립정부 합의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ECB의 통화정책 완화 강도를 놓고는 ECB 위원간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독일이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 속에 통화정책 한계를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서 유럽 장기금리들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유로화가 강하졌다. 유로/달러는 1.1051달러로 0.18%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8.28로 전장보다 0.11% 낮아졌다
■ 미국, 유럽 금리 다시 급등
미중 협상 진척 소식과 독일 재정부양 예상으로 미국채 금리는 크게 올랐다. 일드 커브는 두드러진 스티프닝 양상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8.11bp 속등한 1.6447%, 국채30년물 금리는 9.81bp 급등한 2.1289%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85bp 오른 1.5928%, 국채5년물은 6.59bp 반등한 1.4987%를 나타냈다.
시장에선 또 대규모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반적인 금리 레벨을 더 끌어올렸다.
유럽 쪽 금리들도 일제히 올랐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4.9bp 오른 -0.5884%를 기록했다.
최근 상황 변화에 따라 독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특징이다. 독일 금리 레벨이 마이너스를 보이다 보니 그간 변동폭은 제한됐으나 최근엔 등락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와 함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전반의 금리가 크게 뛴 날이었다.
뉴욕 주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중 협상 진척 소식에 지수가 반등하는 듯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머크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체 상승 분위기가 꺾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8.05포인트(0.14%) 오른 2만6,835.51, S&P500지수는 0.28포인트(0.01%) 내린 2,978.43, 나스닥은 15.64포인트(0.19%) 하락한 8,087.44를 기록했다.
위험자산 시장의 주가 오름세는 제한됐지만 유가는 4일 연속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1.33달러(2.35%) 오른 배럴당 57.85달러를 기록하면서 60달러를 향해 올라갔다. 최근 위험 선호 속에 이날은 사우디 신임 에너지장관의 감산정책 유지 의지에 영향을 받았다.
■ 대외금리 최근 상승폭 두드러져..국내금리 상승속도 조절론도
국내 이자율 시장의 하락 흐름이 지난달 하순부터 제동이 걸린 가운데 대외 금리도 최근 상승탄력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달 하순 1.5%를 뚫고 내려간 뒤 이달 3일엔 1.4598%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통한 무역마찰 문제 해결 노력에 나서면서 상황이 변한 상태다.
며칠 사이 미국채 금리는 월초의 저점에 비해 20bp 가까이 올라왔다. FOMC를 앞두고 2년 금리는 3일 연속으로 올라 1.6% 근처까지 올라왔다.
연준이 금리를 25bp는 내릴 줄 것으로들 보고 있으나 최근까지 연준은 적극적인 금리인하엔 선을 그어왔다.
국내 시장도 최근 안전자산선호 둔화 등 대외 분위기와 수급 부담 등으로 약세를 이어왔다. 최근까지 악재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단계가 아니라는 조언들도 보인다.
다만 전일 확인한 것처럼 금리 레벨이 올라오면 부담도 누그러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국고3년이 1.2%대, 국고10년이 1.3%대로 올라온 뒤 추가적인 금리 상승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는 인식들도 엿보인다.
대내외 금리 상승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꾸준히 이어지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외국인의 장중 2조원 단기채 매도가 큰 주목을 끈 적이 있으나 외인들은 여전히 꾸준하게 한국 국채를 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