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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 전성시대(2) “내 가능성은 여러 개인데, 직업은 왜 하나여야 하죠?”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4-06 13:03 최종수정 : 2019-04-07 10:29

'N잡러’ 전성시대(2) “내 가능성은 여러 개인데, 직업은 왜 하나여야 하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보편적 두려움에 속한다. 지금까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다. 월급이 끊기는 것, 자신을 칭할 직함이 사라지는 것, 노바디(nobody)가 되는 것.

그러나 컴퓨터 한 대, 책상 하나만 있으면 일을 만들어내는 시대엔 이런 두려움도 과거의 감정이 되고 만다. 직장, 직함, 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 실험’을 하는 이가 있다. 투잡족을 넘어 ‘N잡러(N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라 자칭하는 홍진아 선샤인 콜렉티브 대표다.

직장, 직업, 직함 관계없이 가능한 일이면 뭐든 시작

홍진아 대표는 ‘낮일’과 ‘밤일’을 구분하는 것으로 자신을 가능성을 열었다. 회사에서의 업무만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던 그는 퇴근 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에너지를 쏟았다. 누군가는 이에 대해 ‘여가’나 ‘취미’라고 평가했지만, 홍 대표에겐 판을 열고 사람들을 모아 결과를 끌어내는 일이었다.

“여성들을 위한 굿즈를 만들고 수익을 여성 단체에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연극과 뮤지컬을 좋아해서 동네(상수동)에 사는 예술을 전공한 일반 회사원들과 함께 ‘어쩌다 극단’을 만들고 펀딩을 통해 <합정역 7번 출구>라는 옴니버스 뮤지컬을 올리기도 했죠. 또 소셜 투자 모임을 만들어서 12명의 친구들이 매달 5만원씩 모아 다른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해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노동, 예술 및 창작 활동인 작업, 정치 및 사회 활동인 행위로 나누고 있듯이 그는 ‘꼭 돈을 받고 하는 것만 일일까’라는 질문에 따라 퇴근 이후의 프로젝트들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또 밤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회사 업무를 할 때 역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며, ‘네트워크=자산’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야근을 하지 않기 위해 낮에는 더 강도 높게 일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저 스스로에게 마련해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그는 두 개의 직장에 동시에 다니기도 했다.

“‘홍진아 씨가 가진 에너지를 딴 데 쓰지 말고 업무에 모두 쓰면 성과가 더 나올 텐데’라는 상사의 얘기를 듣고 나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그때가 큰 프로젝트 하나를 성공적으로 끝내서 팀 회식을 하는 자리였거든요. ‘회사와는 계약 관계인데 이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어떻게 쏟지. 난 그럴 생각이 없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N잡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의 퇴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몇 개의 회사에서 이직 제안이 왔고, 홍 대표는 역으로 두 개 회사에 제안을 하면서 2개의 낮일을 시작했다. 진저티프로젝트와 빠띠라는 소셜 벤처에 각각 일주일에 두 번, 세 번씩 출근하면서 기획 및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것. 여기에 N개의 밤일을 더해 그는 프로 N잡러가 됐다.

더 많은 N잡러 돕기 위한 콘텐츠 회사 창업

이렇게 8년간 6곳의 직장을 거친 그는 지난해 가을 선샤인 콜렉티브라는 자기 회사를 차려 대표가 됐다. 여성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회사에 소속되기보다 더 많은 주도권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 선택한 또 하나의 실험이다.

그의 N잡 실험 중 반응이 좋았던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를 시작으로 여성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간 안에 담아낼 계획이라고.

“앞으로 더 많은 N잡러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밀레니얼 교사 연구였는데, 젊은 선생님들이 퇴직을 하는 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었어요. 철밥통 교사도 교장과 맞지 않으면 그만두고 요리사를 하겠다는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개인이 일을 선택하고 자신의 주도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제도적·사회적 논의의 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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