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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온 가족이 독립운동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가계 재조명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2-27 11:53 최종수정 : 2019-02-27 13:27

조부 신예범, 백부 신용국, 부친 신용호 창업주 독립운동에 헌신

△1958년 8월 7일 대한교육보험 개업식에서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대산 신용호 창립자 / 사진=교보생명

△1958년 8월 7일 대한교육보험 개업식에서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대산 신용호 창립자 / 사진=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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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독립운동에 공헌한 기업들이 주목 받는 가운데, 교보생명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가계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조부 신예범, 백부 신용국, 선친 대산(大山)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가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해 온 분들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조부 신예범 선생은 일제강점기 야학을 열어 젊은이들에게 민족 의식을 일깨우고 일본인 지주의 농민수탈에 항의하는 소작쟁의를 주도하였다.

대산의 큰 형인 신용국 선생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스무 살 때 3.1만세운동에 뛰어든 후 호남 지방의 항일운동을 이끌다가 여러 차례 감옥에 갔고 출옥 후에는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객지로 떠돌았다.

전남 영암의 대표적 농민항일운동인 ‘영암 영보 형제봉 사건’에서 일본 소작인 응징과 항일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1월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그에게 독립유공자 대통령표창을 추서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집에서 독학으로 초·중·고 과정을 마친 대산은 천일독서(千日讀書)를 통해 1백권의 책을 정독하고, 시장 부두 관공서를 둘러보는 현장학습으로 세상을 깨우친 것으로 유명하다.

스무 살에 중국으로 넘어온 대산은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많은 독립운동가를 만나 도움을 주었지만, 특히 독립사상가 신갑범 선생의 추천으로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하던 이육사를 만나면서 국가와 민족에 눈을 떴다.

대산이 반드시 큰 사업가가 되어 독립운동자금을 내놓겠다고 하자, 이육사는 “대사업가가 돼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길 바라네”라며 격려했다.

대산은 1940년 베이징에 ‘북일공사’를 설립해 곡물 유통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때 얻은 수익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지원했다.

‘아Q정전’의 작가 루쉰의 영향을 받은 이육사는 경술국치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을 상세히 거론하며 대산에게 사업의 중요성과 사업가의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고 전해진다.

대산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민족자본가로의 꿈을 키우게 된다.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교육보험 사업을 결심하고 교보생명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이라는 창립이념에는 이육사 등 독립운동가와 교류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오랜 기간 숙고한 흔적이 담겨있다.

△1981년 6월 교보문고 개장기념식에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을 맞이하고 있는 대산 신용호(왼쪽) / 사진=교보생명

△1981년 6월 교보문고 개장기념식에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을 맞이하고 있는 대산 신용호(왼쪽) / 사진=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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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창립철학은 교육보험, 교보문고, 교보교육재단, 대산문화재단을 통해 국민교육진흥의 구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창재 회장은 1996년 서울대 의대 교수에서 교보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암으로 투병 중이던 부친의 설득이 주효했다. 새롭게 일생을 바칠 무대가 학교와 병원에서 경영현장으로 바뀌었다.

그는 200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대대적인 변화혁신으로 국내 생보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관행으로부터 대대적인 변신을 선도했지만 선대가 일궈놓은 창업정신 계승에는 더 적극적이었다.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의 현대적 재해석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교보교육재단과 함께 체험중심·인성개발·지혜함양의 방법을 통해 참사람 육성을 표방한 ‘체·인·지 리더십 프로그램’은 국민교육진흥의 미래의 방향성을 읽게 한다.

연간 5000만 명이 방문하는 ‘국민책방’ 교보문고는 한국을 방문하는 국빈들이 꼭 거쳐가는 대표적 명소이자 문화공간이 됐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후원하는 대산문화재단의 해외번역·출판사업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는 쾌거로 이어지기도 했다.

1991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온 광화문글판은 교보생명의 브랜드를 한 차원 높인 걸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글판의 문안선정 작업은 이제 회사가 아닌 시민들을 대표하는 위원들에게 맡겨져 시민들이 주인이 됐다.

신 회장은 대산 신용호 창업주가 1996년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한 데 이어 22년만인 2018년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이지만, 문학과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한 예술인 부자가 세운 전대미문의 기록이기도 하다.

△사진=교보생명

△사진=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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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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