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진우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유발하지만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펀더멘털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며 “요즘 주식시장의 핵심변수는 ‘매크로’에서 ‘실적’으로 옮겨지는 듯한데 무역분쟁이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보다 당장 눈앞의 기업실적 부진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실적이 국내 주식시장의 고전을 설명하고 있다”며 “주가 조정이 본격화된 작년 9월 이후 시장을 복기해보면 9~10월에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던 반면 12월 이후에는 실적이 핵심변수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적 전망 재조정은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최근 눈높이 하향 조정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 걱정”이라며 “작년 12월 한 달 만에 올해 실적 전망이 5.7%나 줄었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감소폭”이라고 조명했다.
이어 “작년 11월초 160조원 수준이었던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가 2개월 만에 145조원으로 급감했다”며 “비단 삼성전자 등 IT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 때문만이 아니라 업종 전반적으로 실적 전망치 하향이 진행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 실적 우려는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최근 크게 확대된 배경에는 실적 변수가 자리잡고 있는데 기업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투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관의 정점은 올해 1분기 전후가 될 것”이라며 “큰 폭 실적 전망 하향이 진행됐던 2008~2009년, 2014~2015년 당시를 살펴보면 직전 해 연말부터 실적 전망이 가파르게 하향됐고 당해 1분기에 비관이 정점에 달했으며 1분기 실적발표가 진행되는 2분기부터는 낮춰진 눈높이에 맞는 실적에 대해 안도감이 형성되며 주가 반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그 때와 유사한 흐름인 듯하다”며 “반격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