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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즉시연금 분쟁 국감서도 해결 실마리 못찾아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1-05 00:00

국감서 집중포화…윤석헌 “재조사 할 것”
회사마다 다른 약관…금감원도 ‘골머리’

▲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 = 국회 정무위 중계화면 캡쳐

▲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 = 국회 정무위 중계화면 캡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달 열렸던 국회 정무위원회에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참석한 삼성생명의 이상묵 부사장은 즉시연금 이슈를 놓고 정무위원 및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과 첨예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상품은 처음 가입 때 고액의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고, 보험사가 매달 보험료를 굴려 얻은 이자를 가입자에게 연금으로 지급하며, 만기시 최초에 낸 보험료 전액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매월 일정 금액을 떼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상품구조에 대해 약관에 제대로 명시되지 않았고, 가입자에게 고지조차 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올해 초 삼성생명이 상품 약관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매달 가입자에게 주는 이자에서 만기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공제했다는 이유로 분쟁이 발생했고, 해당 분쟁에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민원인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생명 역시 이 결정을 수락하고 과소지급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나 했으나, 금감원이 해당 결정 내용을 생보업계 전체로 확대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사는 물론 미래에셋생명, KDB생명 등의 중소형사들 역시 금감원의 일괄지급 권고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사태는 올해를 넘겨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삼성생명 사옥. 사진 = 삼성생명

▲ 삼성생명 사옥. 사진 = 삼성생명



◇ 삼성생명 이상묵 부사장, 국감 정무위 날선 공방…윤석헌 “즉시연금 재조사할 것”

삼성생명 이상묵 부사장은 이번 정무위에 보험사 임원으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출석해 시선을 모았다. 삼성생명은 보험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굴지의 대형사이므로 보험업계를 대표해 ‘맏형’으로서 도마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무위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즉시연금과 관련해 “약관 어디에도 만기 환급금을 위한 적립 재원을 제외한다고 돼 있지 않다”며 “약관을 모호하게 쓴 것은 삼성생명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야당 측인 자유한국당의 김성원 의원 역시 “즉시연금 약관에 만기 보험금 지급 재원을 차감한다고 안 돼 있다면 약관 작성자인 보험사에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상묵 부사장은 이와 관해 “약관에 그런 문구는 없지만 ‘보험금 산출 방법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서’라고 돼 있고 둘(약관 및 산출 방법서)이 연결돼 있다는 것이 법무 법인의 해석”이라며 “그래서 사실상 약관에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연금액 산출 방법서를 고객에게 설명해준다 한들 고객이 다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질의했고, 이 부사장은 “산출 방법이 보험 계리적인 산식으로 돼 있어서 계리 전문가가 아니면 산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래서 이런 자료는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이 보험 상품 관련 서류 절차”라고 해명했다.

이에 윤석헌 금감원장은 “결과적으로 수식이 그렇게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면 소비자가 알아볼 방법이 없다”며 “그럼 불완전 판매가 되는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을 비판했다. 보험금 지급액 산출 방법을 보험개발원이나 금감원 등 전문가 집단의 검증 몫으로만 돌리지 말고 보험사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윤석헌 원장에게 “금감원이 즉시연금 문제를 재조사해서 국민이 피해 보지 않도록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 달라”고 촉구했으며, 윤 원장 역시 “재조사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실제로 재조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검사 준비 절차 등을 고려하면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금감원 측 역시 재조사 일정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부사장 역시 즉시연금 과소 지급액을 지급하라는 의견에는 어렵다는 의사를 표했으나, “앞으로 약관 작성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일부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자유한국당 소속 김종석 의원은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권고는 월권을 넘어선 위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일괄구제 명령을 금감원이 하는 것은 물의를 넘어서 근거가 없는 일”이라며 금감원의 일괄구제 요구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윤석헌 원장은 암보험금 약관과 즉시연금 미지급금 건에 대해서는 수용입장을 내놨지만 일괄지급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전했다.

윤 원장은 이와 관해 “보험사마다 동일한 내용을 권고했기 때문에(일괄지급을 권고했다)”라며 “약관에 따른 것으로 건당 소송을 하면 사회적비용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동일 건에 대해서는 같이 해달라는 취지”라는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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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즉시연금, 삼성생명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래에셋생명 등도 거절 의사

한편 이번 국감에서는 삼성생명이 대표로 나서 뭇매를 맞긴 했으나, 금융당국 측은 “즉시연금 문제는 삼성생명에 국한돼 논의할 현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생보업계는 삼성생명만이 아닌 다른 대형사들은 물론 중소형 보험사들까지도 즉시연금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혼란은 올해를 넘어 길면 내년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며 금감원의 일괄지급 권고 수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데 이어, 지난달 미래에셋생명도 금감원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미래에셋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약 2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약관 유형에서 한화생명과 동일하게 연금 지급액 관련 항목에 ‘만기보험금을 고려해 공시이율에 의해 계산한 이자 상당액에서 소정의 사업비를 차감해 지급한다’는 문구가 있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일괄지급 권고와 관련해 외부 법률자문을 받아 본 결과 법적 판단을 받아 보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법원 판결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DB생명의 경우, 논란이 제기된 상품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추가지급 권고를 일부 수용했다. KDB생명의 즉시연금 약관에는 ‘책임준비금 기준으로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 연금액을 지급한다’고 명시돼있다.

KDB생명 측은 “지난 9월 18일 개최된 금감원 분조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번 민원 건에 대해서는 지급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히는 한편, “해당 건에 대한 분조위의 결정은 약관상의 문제로 판단했던 즉시연금에 대한 타사의 이전 조정 사례와는 다른 내용으로, 일괄구제 권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금감원 분조위는 “연금액 산출 기준에 관해 명시·설명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KDB생명이 민원인에게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권고했던 바 있다.

KDB생명 측은 이번 분조위 권고가 해당 사안에 대한 개별적 판단일 뿐이며, 다른 민원들에 대해선 “사안별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와 별개로 다른 유형의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에 대해선 기존 분조위의 ‘일괄구제’ 권고를 전면 수용하기로 하고, 이미 내부적으로는 지급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상품은 110건으로 전체 비중에 비해 소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 ‘빅3’ 연합은 없을 듯…자살보험금 사태 반복 가능성은 낮아

일각에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대형 생보사들이 금감원의 권고를 잇따라 거절하면서, 대형사들이 연합해 금감원에 반기를 들었던 ‘자살보험금’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대다수는 각 생명보험사들의 약관 내용이 조금씩 달라 입장 차이가 있으므로 자살보험금 사태 때와 같은 담합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1, 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업계 3위인 교보생명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또한 이러한 관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즉시연금과 관련한 소비자 분쟁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삼성·한화생명과는 달리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은 상태다.

교보생명의 약관 유형은 삼성생명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므로, 삼성생명의 분쟁 조정 결과에 따라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과는 달리 교보생명은 금감원 분조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먼저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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