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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창업주 선친 정신 ‘인본주의 경영’ 계승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8-06 00:00

▲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ICSB(세계중소기업협회) 포럼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이 한국 기업인 최초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사진 = 교보생명

▲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ICSB(세계중소기업협회) 포럼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이 한국 기업인 최초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사진 = 교보생명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교보생명의 창업자였던 신용호 전 회장의 집안은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가문이었다. 신 전 회장은 독립운동으로 인해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키고자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해 큰 돈을 벌게 되고, 이 돈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태는 등 투쟁에 힘을 보탰다.

광복 후 곧바로 귀국한 신 전 회장은 ‘오늘 담배 한 갑을 안 피우고 그 돈을 저희에게 맡겨두시면, 몇 년 후에 댁의 자식들은 모두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이오’라며 세계 최초의 교육 보험인 ‘진학보험’ 판매를 개시해 다시 한 번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만 해도 업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던 이 보험은 1983년 국제보험회의로부터 세계보험대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 만성 적자 교보문고, 그럼에도 남겨둔 이유는

일반적으로 ‘교보그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사실 교보생명보다는 교보문고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5400억 원 가량의 연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55억 원으로 그다지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책을 구매하지 않고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시설, 서적 훼손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적자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그룹은 교보문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호 전 회장의 국민계몽에 대한 완강한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 전 회장은 교보문고의 적자를 우려하는 임직원들에게 “누구나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대가라면 연 500억 정도는 적자를 내도 괜찮지 않느냐?”라고 반문했을 정도로 교보문고를 통한 사회공헌에 뜻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뜻을 이어받은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 역시 계절이 바뀔 때마다 ‘광화문 글판’ 도심에 내걸며 시민들과 온기를 나누고 있다. 신창재 회장은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프랑스 최고 문화훈장인 ‘레지옹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서훈받기도 했다.

◇ 신창재 회장, 창립이념 계승 ‘지속가능한 인본주의적 경영’ 강조

신창재 회장은 신용호 창립자의 첫째 아들로, 경영을 이어받기 전까지는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당초 그룹 경영을 이어받지 않겠다며 이를 거절해오던 신 회장은 신용호 전 회장이 암에 걸리며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이라는 회사 창립 이념을 잊어선 안된다”고 거듭 당부하는 말에 결국 굴복하고 부친의 뜻을 계승하며 경영권을 이어받게 됐다.

2000년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잘못된 영업 관행과 과도한 외형 경쟁을 개선하는 동시에 영업 조직 재구축에 나섰다. 중장기 보장성 보험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경영 효율, 생산성 향상에 주력한 것이다.

휘청거리던 교보생명은 신 회장 취임 이듬해 1400억 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때의 대대적인 조직 재구축에 힘입어 현재 교보생명은 연간 6000억 원대의 순이익을 꾸준히 낼 정도의 안정적인 회사가 되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한국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UN과 ICSB(세계중소기업협회)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속가능한 인본주의적 이해관계자 경영’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신 회장은 전사적인 경영혁신의 핵심요소로 사원들이 공감하는 비전의 수립과 의사소통을 꼽았다. 그는 “기업의 비전과 전략은 사원들이 공감해야 제대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비전과 전략을 널리 공유하면 사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아울러 “사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감성적인 접근으로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만 사원들의 자발성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결국 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자는 특정 그룹의 이익을 위해 다른 그룹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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