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호 고려대 교수는 23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17 한국금융미래포럼 4차 산업혁명과 기업가치의 변화’에서 “그동안 금융기관들은 에이전트로서 생산, 소비자 사이의 제공자 역할을 수행해 편하게 사업을 영위해왔다고 본다”며 “최근 부상하고 있는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을 보면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 또는 기업과 기업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거래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제공자의 역할로 머물렀던 금융기관들이 이를 버리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금융사들이 하루 빨리 변화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 교수는 금융사들의 새로운 역할로 ‘감시자’를 꼽았다. 4차 산업혁명의 발달로 인해 비트코인 등 여러 전자화페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한 거래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역할이 금융사들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비트코인 등 전자화폐를 활용한 거래가 늘어날 수록 거래에 고도화된 데이터가 필요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스마트 계약’이 주목받게 될 수 잇을 것이며, 금융사들이 이 과정에서 계약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비트코인 등 전자화폐를 활용하는 거래가 늘어날 수록 금융사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확대될 것”이라며 “금융사들은 이를 감안해 사업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최근 조선/해운업의 위기가 5년 내 금융사들에게도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