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기부금을 요구하고 친박 세력에 속해 위세를 부려온 최순실이 그러하다. 박 대통령의 가려 보이지 않았던 말도 안 되는 사태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도 모리배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됐다. 한 생명보험 설계사가 일부 가입자에게는 탄탄한 재력을 바탕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를 약점 삼아 고수익성 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6개월 이후 해지를 요구하고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하도록 했다는 것.
이렇게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행위는 ‘승환계약’에 속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승환계약 시 중도해약에 따른 금전손실, 새로운 계약에 따른 면책기간 신규개시 등 부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또 보험업법에서는 6개월 이내 보험계약 전환, 중요한 사항에 대한 비교·고지의무를 불이행한 경우를 승환계약으로 간주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법을 피하기 위해 6개월마다 재가입 권유를 해온 것은 아닌지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설계사는 높은 판매실적으로 1년 만에 해당 보험사 설계사(FC) 최고 등급을 꿰찬 인물이었다.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소위 ‘고스펙’ 출신으로 설계사 길로 들어서기 전에는 간간이 대학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단다. 돈을 빌려야 할 만큼 형편이 좋지 않은 고객의 경우 높은 보험료로 부담이 가중되면 중도해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도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이렇게 보험업법을 위반한 승환계약에 대해서는 해당 보험회사 및 모집종사자에 대하여 과징금 및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그뿐이다. 가입자가 나중에 이를 알고 소송 등을 하더라도 승소할 가능성은 미비하다. 계약을 옮길 때 서명을 받기 때문에 이미 동의한 바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후 구제를 받기 위한 방법은 사실상 ‘민원’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보험 재가입 요구를 받은 한 지인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상품으로 재계약할 경우 손해라는 것은 알지만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또 신상품의 혜택이 기존 것보다 높다는 것이다. ‘
보험계약은 고객과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한다. 맞춤 상담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면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과 영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보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설계사 입장에서도 자신의 고객이 중도 해약 시 수익률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가입자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할 경우 수수료 등으로 보험사에 수익이 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험사가 승환계약 등 일부 불완전판매 요소를 문제로 삼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 직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7.2%가 ‘진정성이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깨우치지 못했다는 시각이 과반수인 것. 잘못을 인지했다면, 양심이 있다면 애초에 국가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객을 위해 인생을 설계한다는 보험사들의 진정성이 불완전판매의 뒷그늘에 가려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은정 기자 lej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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