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보험사 ‘모리배(謀利輩)’의 그늘

이은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2-05 00:22

보험사 ‘모리배(謀利輩)’의 그늘
[한국금융신문 이은정 기자] ‘모리배(謀利輩)’.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이나 무리를 뜻한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기부금을 요구하고 친박 세력에 속해 위세를 부려온 최순실이 그러하다. 박 대통령의 가려 보이지 않았던 말도 안 되는 사태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도 모리배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됐다. 한 생명보험 설계사가 일부 가입자에게는 탄탄한 재력을 바탕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를 약점 삼아 고수익성 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6개월 이후 해지를 요구하고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하도록 했다는 것.

이렇게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행위는 ‘승환계약’에 속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승환계약 시 중도해약에 따른 금전손실, 새로운 계약에 따른 면책기간 신규개시 등 부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또 보험업법에서는 6개월 이내 보험계약 전환, 중요한 사항에 대한 비교·고지의무를 불이행한 경우를 승환계약으로 간주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법을 피하기 위해 6개월마다 재가입 권유를 해온 것은 아닌지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설계사는 높은 판매실적으로 1년 만에 해당 보험사 설계사(FC) 최고 등급을 꿰찬 인물이었다.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소위 ‘고스펙’ 출신으로 설계사 길로 들어서기 전에는 간간이 대학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단다. 돈을 빌려야 할 만큼 형편이 좋지 않은 고객의 경우 높은 보험료로 부담이 가중되면 중도해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도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이렇게 보험업법을 위반한 승환계약에 대해서는 해당 보험회사 및 모집종사자에 대하여 과징금 및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그뿐이다. 가입자가 나중에 이를 알고 소송 등을 하더라도 승소할 가능성은 미비하다. 계약을 옮길 때 서명을 받기 때문에 이미 동의한 바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후 구제를 받기 위한 방법은 사실상 ‘민원’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보험 재가입 요구를 받은 한 지인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상품으로 재계약할 경우 손해라는 것은 알지만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또 신상품의 혜택이 기존 것보다 높다는 것이다. ‘

보험계약은 고객과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한다. 맞춤 상담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면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과 영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보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설계사 입장에서도 자신의 고객이 중도 해약 시 수익률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가입자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할 경우 수수료 등으로 보험사에 수익이 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험사가 승환계약 등 일부 불완전판매 요소를 문제로 삼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 직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7.2%가 ‘진정성이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깨우치지 못했다는 시각이 과반수인 것. 잘못을 인지했다면, 양심이 있다면 애초에 국가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객을 위해 인생을 설계한다는 보험사들의 진정성이 불완전판매의 뒷그늘에 가려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은정 기자 lejj@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김자봉 은행법학회장 "금융기본권, 제도적 편향 고쳐 양극화 해소" [CEO초대석] “금융기본권은 잘못된 제도적 편향을 시정함으로써 합리적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지, 상대적 박탈감과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것이 아닙니다.”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기본권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금융기본권을 단순히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채무조정 강화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보는 금융기본권은 금융제도 안에 누적된 구조적 불균형을 다시 점검하고, 금융 접근성 차이가 소득·자산 양극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바로잡기 위한 법·경제적 과제에 가깝다.특히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공정금융을 핵심 금융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가운데 2 ‘상자 속 휴머노이드’ 꺼낼 준비 됐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 조종사는 굳게 닫힌 상자 그림을 어린 왕자에게 건네며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안에 있다”고 말한다. 조금 전까지 조종사가 그린 양 그림에 불만을 털어놓던 어린 왕자는 상자 그림을 보더니 “내가 말한 게 바로 이거야!”라며 좋아한다.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이상적 양의 모습을 비로소 찾았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상자 속의 양’은 이 은유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변주한다.영화는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죽은 아이를 똑 닮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제공한다. 부모는 상자 속 양을 바라보듯 로봇에게서 잃어버린 아이의 실존을 필사적으로 찾으려 한다. 하지만, 기술이 만들어낸 3 금융 AX의 성패,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난 4월 17일자 단상 칼럼 ‘속도와 신뢰 사이, 금융 AX 딜레마 해법 찾기’를 통해 금융권에 한 가지 화두를 던졌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기술 경쟁의 이면에 가려졌던 가장 본질적인 물음이었다.최근 금융위원회가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도 한층 분명해졌다. 거버넌스, 보조수단성, 신뢰성 등 7대 원칙의 핵심은 명확하다. AI는 아무리 고도화돼도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최종 판단과 결과는 금융회사와 임직원이 감당해야 한다. 기술은 진화해도 책임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결국 금융 AX(AI 전환)의 성패도 여기에 달렸다. AX는 도입 속도가 아니라 책임과 통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